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평범한 가정이 그리운 소년을 위한 연극 '손님들'

기사입력 : 2018년06월28일 13:03

최종수정 : 2018년06월28일 13:03

존속살해 사건으로 본 한국 사회의 민낯
내달 15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세상에 어떤 자유가 주어진다 해도, 절대로 선택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부모'다. 그 부모가 게임이라면, '리셋'해서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최악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또 어떤 삶을 살까. 그동안 외면했던 실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연극 '손님들'이 던지는 질문들이다.

연극 '손님들'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연극 '손님들'(작가 고연옥, 연출 김정, 제작 프로젝트 내친김에)은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시작된 작품. 2017년 차범석희곡상, 동아연극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다. 올해 국립극단 기획초청 공연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난다.

작품은 소년이 부모를 죽인 후,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면서 길에서 만난 손님들을 초대하며 각양각색 이야기를 펼친다. 독특한 점은 집에 초대된 손님들이 버려진 길고양이 '3단지', 더럽혀진 초등학교의 동상 '오뎅', 무덤가에 사는 '동수아저씨'라는 것.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무시하기 일쑤인, 어딘가 모자라거나 버림 받은, 하찮게 여겨지는 존재들이다.

연극 '손님들'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소년이 부모보다 손님들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들려주기 때문. 그들이 하는 말의 중요도를 떠나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소년은 위로를 받는 게 아닐까. 이들은 예의를 갖춰 식사하는가 하면, 신나는 춤도 춘다. 그러나 그 어떤 파티보다 기괴하다. 비현실적인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현실의 비극을 더욱 강조한다.

성공을 꿈꿨지만 좌절한 아버지, 대학까지 포기하고 결혼해 영부인을 꿈꿨지만 실패한 어머니. 두 사람은 그 분노를 소년에 대한 학대로 푼다. 허황된 욕망만 바라보며 제자리, 혹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부모는 소년을 나이보다 어른스럽게 만들었다. 소년이 초대한 손님들보다 못한, 거의 없는 이들의 유대관계는 결국 소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

연극 '손님들'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부모를 죽였지만 소년은 매일 등교하기 전 그들을 위해 식사를 차린다. 등하교 때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 "오늘은 정말 잘 해야해"라며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소년이 고픈 것은 아주 작은 부모의 사랑,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평범한 가정의 행복함일 뿐. 비록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공연 내내 이어지는 다정한 소년의 모습은 안쓰럽고,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최근 존속살해는 흔히 볼 수 있는 사건이 됐다. 지난해 부모와 동생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주한 '용인 일가족 살인 사건', 올해 초 현직 국회의원 친형이 아버지를 죽인 사건, 얼마 전 부천에서 휴학생이 부모를 죽인 사건 등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한달에 4.5건의 존속살해가 발생한다.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이 작품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연극 '손님들'은 오는 7월15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