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벨기에, 노르웨이, 캐나다를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지도자들에 서한을 보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해외 주둔 군사력을 바꾸겠다는 위협을 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최초로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는 다음주 브뤼셀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달,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등에 약속한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
각국 지도자들에 보낸 서한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비슷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발송된 서한 만은 그 내용이 조금 달랐다. NYT가 입수한 서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4월 메르켈 총리가 워싱턴DC를 방문했던 시기를 언급하며 "그때 함께 논의한 바와 같이 몇몇 동맹국들이 약속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독일이 방위비 분담금을 덜 지불하는 건 동맹의 안보를 저해하고 군사적 지출 약속을 어기는 국가들에 타당성을 제공한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는 또 NATO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늘리지 않을 경우 미국의 해외 주둔 병력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가 메르켈에 보낸 서한에는 "왜 일부 국가들은 NATO의 공동적 안보의 책임을 짊어지려 하지 않으며, 미국군이 해외에서 계속해서 희생하고 심각한 부상을 입고 귀국해야 하는지 미국 시민들에 정당화시키기란 점차 어려워진다"란 내용이 담겼다.
CNN은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으로부터 서한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서한 내용은 NYT가 보도한 바 보다 언어 수위가 셌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서한에 쓰인 내용이 "굉장히 냉정했다"며 미국이 그들에 더 많은 국방비 지출을 요구했고 미국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대변인은 CNN에 "대통령은 동맹에 헌신적이며 반복적으로 이를 말해 왔다.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어깨에 짐을 공평하게 짊어지길 원하고 국가들이 자국에 영향이 더 있는 사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분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NATO 회원국들은 2014년 영국 웨일스에서 열린 회의에서 GDP의 2% 이상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고 트럼프는 나토 동맹국들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지난해 NATO 회의에서 트럼프는 "28개국 중 23개국이 지불해야할 비용을 여전히 내고 있지 않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내야 마땅할 비용이며 미국인들과 세금을 내는 우리 국민들에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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