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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꽃이 무궁화가 아니라 모란이라고?

기사입력 : 2018년08월03일 08:43

최종수정 : 2018년08월14일 16:15

부귀와 다산의 상징…화려함과 소박함 반영
현대갤러리·예술의전당서 민화 전시중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무궁화가 국화로 지정되기 전, 한국을 대표하는 꽃은 무엇이었을까. 힌트는 19세기 민화에 있다.

19세기 조선의 무명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민화’를 소개하고 있는 현대갤러리 ‘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과 예술의전당 ‘김세종민화컬렉션 - 판타지아 조선’을 방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모란꽃’이다.

'화조도'(부분), 19세기, 8점, 종이에 채색, 각 66 x 34cm, 개인소장 [사진=현대갤러리]

‘모란’은 부와 다산을 상징해 선조들이 즐겨 그렸다. 8첩을 가득 채운 붉은 모란, 원근법이 없어 마치 패턴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화훼도’의 주인공도 그였고, ‘민화’라는 이름을 붙이고 국제적으로 소개한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가장 아낀 민화 꽃그림 역시 모란이 그려진 ‘연화모란도’다. 

‘부귀’를 뜻하는 모란은 화려하지만 순수함도 내포한다. 화려하고 소박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권위적이면서 화려함을 선호하는 왕실과 소박하고 고운 심성을 담고 싶어하는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모란’이다. 

'모란도', 19세기, 8첩 병풍, 종이에 채색, 각 85 x 47cm [사진=현대갤러리]

현대갤러리 전시에서는 자수로 만든 ‘꽃보자’와 ‘베갯모’가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이 또한 볼만 하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한국인의 손, 한국인의 마음'에서 “옛날의 한국 사람들, 그중에서도 한국의 소박한 여인들은 꿈이란 베개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꿈을 만들어내고 가꾸기 위해서 일생 동안 정성을 들여 예쁜 베갯모를 수놓아 갔다”고 언급했다.

꿈을 가꾸는 길로 이끄는 베개에도 모란꽃이 수놓아져 있다. 형형색색 빛을 밝히는 모란이 베개에 수놓은 것을 모으니 그 자체가 작품이 됐다.

지난달 현대갤러리에서 만난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송화섭 교수는 “모란이 가장 한국적인 꽃”이라고 귀띔했다.

서민의 작품이었던 민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라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송 교수는 민화는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게 민화 속 모란이다. 보다시피 모란은 동적이기도, 정적이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박한 서민들의 품에서 탄생한 민화에는 착한 심성이 묻어나고 이를 모란꽃이 담아내기에 가장 한국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현대갤러리 두거헌에서 전시된 622개 수베개 앞에서 정병모 교수와 송화섭 교수 89hklee@newpim.com

이 전시 기획에 참여한 정병모 교수는 ‘모란’은  ‘우주의 정기를 머금은 꽃’이라고 칭하며 서원여의 ‘모란부’를 소개했다. '저 하늘 상서로운 정기 별이 되어 빛나고 구름 되어 오르고 그 빛이 아래로 드리워 물체를 만나 형상으로 흐르다. 초목이 이를 얻어 붉은 꽃으로 피더니, 매우 붉은 꽃이 몰나으로 맺혔다'는 시다. 이는 고려시대 뛰어난 문인인 이규보가 인정한 작품이기도 하다.

화조도는 우리의 취향과 정서, 감정, 상징 등이 녹아있다. 조상들이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온 꽃의 이미지와 상징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민화에서 ‘한국적인 꽃’의 이미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정병모 교수는 민화의 꽃 그림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이고, 가장 전통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그림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우리 민화의 꽃 이미지는 자유로운 예술성의 발현이다. 창의적이고 현대적이다. 사실적 묘사에만 그치는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꽃으로 본성이나 감성을 정직하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현대 예술의 정신과 기법에도 통한다”고 소개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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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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