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핀테크

속보

더보기

인터넷은행과 은산분리 규제...숨막히는 22년

기사입력 : 2018년08월08일 16:10

최종수정 : 2018년08월08일 16:10

선진국, 90년대 말부터 인터넷은행 활성화 시작
한국, 2000년대 초반부터 번번이 발목...작년 출범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 1995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출범했다. 이후 인터넷 활성화와 금융규제 완화에 힘입어 2000년 말까지 미국에서만 40개 이상의 인터넷은행이 생겨났다. 2014년 9월 말 총자산 기준으로 미국 50대 은행에 6개의 인터넷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 2000년 일본에서 은행과 이동통신사가 결합해 만든 Jibun Bank와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Rakuten 그룹이 설립한 Rakuten Bank 등 인터넷은행이 탄생했다. SBI(Sumishin Net Bank)는 일본 인터넷은행 최초로 예금 규모 3조엔을 달성하며 일본 은행 전체에서 37위로 도약했다. 

# 2000년 한국에선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동양종합금융(현 유안타증권) 등이 해외 금융사들과 손잡고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했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실패했다. 이어 2001년 SK텔레콤은 코오롱·안철수연구소(현 안랩) 등과 ‘브이뱅크’라는 이름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이 또한 좌절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청와대]

22년. 세계 최초의 인터넷은행이 출범한 시점부터 대한민국에 첫 인터넷은행이 출범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다.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4%로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긴 시간을 기다려야했다.

지난 2008년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부가 직접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은행을 도입하려 했다. 이 역시 금융실명제법 및 자금 확보 문제 그리고 은산분리 규제 등의 높은 벽에 막혀 무산됐다.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14년 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부터다. 재벌의 사금고화 우려를 막기 위해 금융위는 30대 그룹과 상호출자제한 대상 그룹에 인터넷은행 설립을 제한하기로 했다. 대신 나머지 기업들에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에 KT, 카카오 등이 주도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위에 인터넷은행 본인가를 신청했다. 마침내 2017년 4월 케이뱅크, 7월에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다. 두 은행은 금융시장에 ‘메기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탄생했고, 5일만에 100만명을 끌어모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10분만에 통장을 개설해줬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은행에 1원을 송금해주는 방식으로 본인 확인을 했다. 싼 대출금리와 높은 수신금리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췄다. 이에 놀란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앱을 하나로 통합하고 ‘은행업무의 디지털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포하기 바빴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출을 늘리기 위해 특판예금을 잇따라 내놓아야했다. 자본 확충을 계획대로 하지 못하니 신사업 추진이 무산되고 주력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카카오뱅크의 월별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8~9월 1조원대에 이르렀지만, 올해 들어선 3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인터넷은행은 출범하면서 내심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것을 기대했다. 성장 시나리오에 따라 자본 확충 스케줄을 염두에 뒀다. 그렇지만 국회의 높은 벽에 부딪혀 은산분리 완화는 멀어져갔다. 

물꼬를 튼 것은 금융위원회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금융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인터넷은행이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쓰러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줄곧 “은산분리는 금융산업의 기본원칙으로 지켜나가되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에 맞춰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에 관련 법안의 입법을 호소해왔다.

지방선거 압승 후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비록 연기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제2차 규제혁신토론회의 핵심이슈로 은산분리가 채택됐다.

마침내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금융규제 혁신 1호로 ‘은산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게 됐다. 대통령이 나서자 정부와 여당은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의 반발도 없어 8월 임시국회 내 처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총 5건의 은산분리 규제개선 법안이 발의돼있다. 이들 법안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한도를 현행 4%에서 34~50%까지 늘려주되, 산업자본의 사금고화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해 강화된 보완장치 제시하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두 은행은 족쇄를 풀리면 신규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다. 

rpl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