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터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터키의 리라화 폭락 사태를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제 포위"에 직면했다고 묘사하며 미국이 "전략적 파트너에 총알을 박았다"고 규탄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터키는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관저에서 터키 대사들을 불러 모으고 한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터키에 대한 알루미늄·철강 관세를 각각 20%, 50%로 두 배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터키에 대한) 이러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원칙과 어떠한 관계가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당신이 대통령이든 그 어떤 무엇이 되고 싶든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깨어나 '내가 알루미늄과 철강에 이만큼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말할 순 없다"며 "한 편으로는 당신이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그 전략적 파트너에게 총알을 박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WTO를 언급한 건 미국에 부당한 국제기구의 원칙 개선을 원하는 트럼프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의회 동의 없이 관세 인상을 강행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 중인데 이는 WTO의 원칙들을 무시하고 미국 무역 정책에 있어 트럼프의 권한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에르도안은 현 터키 환율 사태에 대해 "터키의 경제 역학은 탄탄하고 강하며 온전하다. 계속해서 온전할 것"이라며 조만간 환율이 적정선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양국 관계는 미국인 목사 앤드루 크레이그 브런슨의 석방 문제를 놓고 악화됐다. 터키 정부는 브런슨 목사가 목회활동 중 군부 쿠데타 조직을 지원했다며 지난 2016년 10월에 그를 구금했다. 이후 미국의 석방 요청을 했지만 현재 그는 가택에 연금된 상태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터키의 리라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40% 이상 폭락했다. 터키 금융 당국이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비상 대책을 가동했지만 리라화는 사상 최저치 기록 경신 중이다.
그는 터키 대사들에게 "동원 정신"을 요구하며 새로운 시기에 보다 효율적이고 결과적인 방식으로 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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