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성 법원행정처장·윤병세 외교부장관과 논의
검찰, 박근혜 지시 여부 등 수사 확대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9)이 당시 현직 대법관과 청와대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재판에 대해 논의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제 강제징용 사건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3부는 14일 오전 9시30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소환했다. 2018.08.14 honghg0920@ |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2013년말 김 전 실장이 당시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을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에 불러 면담한 것으로 파악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김 전 실장을 소환해 당시 면담에서 청와대 측 요구사항을 전달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당시 면담에 참석한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2012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법원 고위 관계자에게 판결 확정을 지연토록 하고, 판결 번복을 위해 전원 합의체로 넘긴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2012년 대법원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전범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듬해 8~9월 해당 기업들은 재상고했고, 사건이 대법원에 다시 접수됐다. 대법원은 2012년 판단과 사실상 동일한 사건인데도 심리불속행 기각 확정하지 않고 5년간 결론을 미루다가 최근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검찰은 대법원이 당시 청와대 측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끊겼던 법관 해외파견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원행정처 재직 시절 재판거래 의혹 보고서를 작성한 박모(41) 창원지법 부장판사를 16일 오전 불러 조사한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