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판결, 너무 위력 좁게 해석한 것" 주장
검증 필요한 피고 측 얘기는 신빙성 인정... 항소심에서 다툴 것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은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검찰이 항소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법리 오해, 사실 오인, 심리 미진 등 3가지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4일 1심 선고가 난 지 6일 만이다.
검찰은 각 항소이유를 상세히 설명하며 불복 이유를 밝혔다. 먼저 법리오해 부분은 5가지 대법원 판례를 소개하며 “안 전 지사 사건은 대법원 기존 판례와도 취지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안 전 지사 사건보다 훨씬 더 성폭력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한 판례가 있다”며 “명백하게 위력이 인정되고 위력으로 간음한 것도 인정되는데 무죄는 너무 위력을 좁게 해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7.27 yooksa@newspim.com |
‘사실오인’은 피해자 김지은(33)씨의 진술을 배척한 부분에 주목했다. 검찰은 통화내역과 증인 진술 등 증거자료를 충분히 제공했음에도 재판부가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배척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검증이 필요한 피고인측 얘기는 그대로 신빙성을 인정해줬다”며 “그 부분을 항소심에서 다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심리 미진’ 부분을 지적하며 전문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피고인 측에서 원했던 전문성·공정성에 문제 있는 사람들이 위원으로 선정됐다”며 “이로 인해 심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처럼 항소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힌 일은 이례적이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막강한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김지은(33)씨가 을(乙)의 위치에 있는 점을 악용했다"며 "다시는 본건과 같은 권력형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할만한 증명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안 전 지사의 혐의는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가려지게 됐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여비서였던 김씨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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