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대웅제약 이어 보령제약도 공동대표 체제 도입
이원다이에그노믹스, 차바이오텍 등 바이오 업계도 추세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경영과 연구·개발(R&D)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경영대표와 연구·생산 부문 대표에 각각 안재현 사내이사와 이삼수 생산본부장을 선임했다. 안 신임 대표와 이 신임 대표의 선임안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보령제약이 경영과 연구·생산 부문의 대표를 따로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며 "앞으로 예산 신(新)생산단지의 가동이 시작되는 만큼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의약품 생산허가 등을 거쳐 내년 5월부터 예산 신(新)생산단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 수준의 공장으로, 고형제, 항암주사제 등 생산에서 배송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윤재춘·전승호 공동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2015년부터 대웅제약그룹 지주사인 대웅의 대표이사 사장직과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자리를 맡았던 윤 대표는 국내 사업을 책임진다.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해외사업을 이끌었던 전 대표는 해외 사업 부문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도 지난해부터 우종수·권세창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우 대표는 경영관리부문을, 권 대표는 신약개발부문을 맡고 있다.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하는 바이오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5월 이영욱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영욱·최종성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유전체 분석기업 이원다이에그노믹스도 작년부터 이민섭·신상철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면서 회계 기준이 강화되고,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경영 효율화와 R&D 강화 등을 위해 공동대표를 선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등 선진국의 많은 바이오 벤처들은 전문경영인과 R&D 책임자가 공동대표를 맡는다. 전문경영인들은 경영전략과 기술이전 계약 등을 도맡고, R&D 책임자는 오롯이 R&D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공동대표 체제로의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