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세 가지 구조적인 복병이 예상보다 장기간에 걸쳐 커다란 충격을 일으킬 전망이다.
금리와 국제 유가, 여기에 환율까지 이른바 ‘3고(高)’에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 경제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
제로 금리와 저유가, 약달러를 축으로 한 실물경기와 자산시장의 상승 사이클이 꺾이기 시작했고, 구조적 리스크에 눈을 떠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각)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3bp(1bp=0.01%포인트) 오르며 3.165%에 거래됐다.
이번주 3.26%까지 뛴 수익률이 일보 후퇴했지만 추세적인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10년물 수익률 4.0% 돌파를 점쳤다.
금리 상승은 다각도로 금융시스템과 실물경기에 충격을 가한다. 신용시장에서는 이미 유동성 마비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고, 미국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위험 수위까지 불어난 신흥국과 선진국의 회사채 물량의 만기 리스크가 시한 폭탄으로 자리잡고 있다.
민간 소비 시장과 부동산 시장도 치솟는 금리에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미국의 신용카드 이자율이 가파르게 뛰었고, 30년물 모기지 고정금리가 5% 선에 이르면서 내수 경기와 주택시장의 한파가 예상된다.
금리 상승은 기록적인 수준까지 떨어진 신흥국 통화를 더욱 압박,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연초 이후 아르헨티나부터 터키, 베네수엘라, 인도까지 주요 신흥국 금융시장 혼란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은 저금리와 약달러 시대의 종료에서 비롯된 후폭풍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총회에서 신흥국 자본유출이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투자자들은 중국 위안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상징적 저항선인 1달러 당 7위안을 웃도는 환율 상승을 용인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위안화 하락은 강달러 못지 않게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전반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 통화 가치 하락은 금리 상승과 맞물려 금융시장의 교란을 부추길 전망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역시 원유 수입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경제에 악재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유가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할 뿐 아니라 원유 수입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확대, 환율 추가상승과 실물경기 후퇴의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신흥국 위기에 대한 경고에 미국의 2020년 경기 침체 우려까지 지구촌 경제를 둘러싼 비관론은 이른바 ‘3고(高)’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버나드 보몰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는 확장 국면의 정점에 근접했다”며 “내년 하반기 경기 사이클이 꺾이는 모습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2020년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창용 리 아시아 태평양 부문 헤드는 무역전쟁 리스크와 미국의 금리인상, 고유가를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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