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러시아 대통령 집무실인 크렘린궁은 미국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서 탈퇴하면 군사적 균형 회복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이는 전략적 안보의 문제로, 미국의 INF 탈퇴는 세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국이 탈퇴 후 새 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하면 러시아도 군사적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러시아가 INF를 위반하고 있다며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INF는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것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조약이다.
이 조약으로 냉전시대 군비경쟁의 시대가 종식했다는 의미가 있으나, 양국이 이를 탈퇴하면 전 세계적 군비경쟁이 다시금 촉발될 위험이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조약이 무너질 경우 러시아가 자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특정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러시아 고위 관료들과 회동한 후 23일 푸틴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과의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INF 탈퇴 발언이 논의될 것이며 러시아는 그에게 미국이 INF를 탈퇴하겠다는 세부적인 이유를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가 이 조약을 어기고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부인하며, 미국이야말로 공격용 드론 및 미사일방어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등 이 조약을 계속 어겨왔다고 반박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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