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25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2박 3일 일정으로 취임 이래 처음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분쟁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중일 관계가 무려 7년 만에 성사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빙 모드를 맞게 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베 총리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중 [사진=바이두] |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5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리커창(李克強) 총리와의 회담 및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 리셉션에 참석한다. 26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잇달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중일 관계 개선 및 양국 공동 관심사인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중은 시진핑 주석의 내년 방일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19년 G20 정상회담 의장국인 일본은 “중국의 ‘점혈식 외교(點穴式外交, 한 국가를 단시간 집중 방문하는 중국의 외교 방식)’를 기대한다”며 시 주석의 G20 참석 외에도 또 다른 방일이 성사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수뇌부 간 교류의 물꼬가 터지면, 중일 기타 영역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진행 될 것이라는 게 일본 측 입장이다.
또한 아베 총리는 약 50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제1차 중일 제3국 인프라시장 개발협력 포럼에 참석한다. 이 포럼에서는 태국 동부 경제특구에 도입될 스마트시티 건설에 중일 양국이 협력한다는 골자의 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중일 양국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해공연락기제’를 마련했다. 아베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양국간 직통 핫라인 개통 사항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중국과 해양탐색 협정을 체결하고, 3·11 대지진 후 10개 현의 대중 식품 수출 금지 해제 및 2008년 합의한 중일 동중국해 가스유전 공동개발 협상 재가동 등을 논의한다.
가오훙(高洪)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中國社科院日本研究所) 연구원은 “작년 5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에 일본 고위관료들이 대거 참석한 이후 중일 관계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정상 회담은 관계 개선을 위한 중일 양국 공동 노력의 결과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베 총리의 이번 방중은 리커창 총리의 초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며 “올해 5월 성사된 리커창 총리 방일에 대한 답방 형식이다”고 설명했다. 중일 고위 관료 간 상호방문의 재개는 양국의 상호 신뢰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게 중국 외교가의 시각이다.
우지난(吳寄南) 상하이시 일본학회회장이자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上海国际问题研究院) 자문위원회 부주임 역시 “7년만에 성사된 일본 총리의 공식 방중은 중일 양국 정상 간 상호방문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오늘날, 양국 정상회담의 재개는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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