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김종석 의원 금감원 국정조사 제출 자료 분석 결과
신한은행, 1999년부터 퇴직자 6명 감사위원직 이어받아
대구은행·흥국생명·코리아에셋증권·푸른저축은행·롯데카드도 유사
'릴레이 채용' 관행 1위는 보험업계...39명이 돌아가며 임원 맡아
김종석 "공정위 재취업과 다를바 없어...검찰 수사 촉구"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신한은행에서 지난 1999년 강 모 상근감사위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6명의 금융감독원 퇴직자가 릴레이로 감사위원직을 이어받고 있는 것으로 26일 드러났다.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비리로 국민적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공기업만큼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인 금융권에서 또 다른 형태의 ‘고용세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8.10.15 yooksa@newspim.com |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금감원과 금융권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의 감사·사외이사 등 특정 직위가 금감원 퇴직자로 대물림되고 있었다.
신한은행 외 대구은행에서도 1999년부터 현재 변 모 상임감사위원까지 7명의 금감원 퇴직자가 감사위원직을 이어받았다. 보험권에서는 흥국생명이 감사직에 금감원 출신을 유독 연속 채용해 현재 김 모 감사까지 5명 연속 금감원 퇴직자가 재직 중이다.
증권사, 제2금융권,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명의 금감원 퇴직자가 2000년부터 16년간 감사 자리를 유지하다 2016년에 금감원을 퇴직한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사외이사 대물림이 두드러져, 푸른저축은행에서 2008년부터 9년간 사외이사를 지낸 금감원 출신 김 모 이사가 2017년 역시 금감원 출신인 양 모 현 이사로 교체됐다.
롯데카드는 2006년부터 사내이사인 상근감사위원 4명, 2010년부터 사외이사 몫의 감사위원 3명이 모두 금감원 퇴직자로 대물림 하고 있다.
금융권 51개사의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년간 해당 금융사에 재취업한 금감원 퇴직자는 402명이다. 특히 이중 162명은 특정 금융사의 감사 등 임원직을 2회 이상 대물림하며 재취업했다.
‘릴레이 채용’이 가장 많이 일어난 분야는 보험사로, 39명이 돌아가며 보험사 임원직을 맡았다. 이어 은행(38명), 금융투자회사(37명), 저축은행(18명), 여신전문회사(12명) 등이 뒤를 이었다.
김종석 의원은 “검찰수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재취업 비리와 다를 바 없어 수사가 필요하다”며 “공정위 재취업 비리도 금감원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의혹 제기 수준이었으나 수사를 통해 조직적 행태가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금감원 퇴직자가 금융회사 곳곳에 대물림하며 임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감독당국과 금융회사의 유착이 강해질 우려가 크다”며 “금감원 퇴직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 재취업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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