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전월比 톤당 프로판 115달러, 부탄 130달러↓
"12월 국내가격 결정에 운신의 폭 생겨...11월은 동결"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SK가스와 E1 등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들의 숨통이 트였다. 지난 5월부터 계속 오르던 국제 LPG가격(CP)이 6개월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수입사들은 다음 달 국내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손실분을 만회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LPG 충전소 모습 [사진=뉴스핌DB] |
1일 LPG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11월 CP를 톤당 프로판 540달러, 부탄 525달러로 최종 결정해 31일 통보했다. 지난달 대비 프로판 115달러, 부탄 130달러 내린 금액이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세와 중동지역의 LPG 재고 등이 CP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CP는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계속 올랐다. 10월 CP는 프로판과 부탄 모두 톤당 655달러로, 지난 5월 각각 500달러, 50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톤당 150달러가량 비싸졌다. CP는 한 달의 시차를 두고 국내 LPG가격에 반영된다.
그동안 업체들은 CP나 환율이 오르더라도 인상을 최소화한 채 일정 부분 손해를 끌어안아왔다. '서민연료'의 특성상 인상요인을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데다, 경쟁연료와의 가격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10월까지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누적 인상요인이 ㎏당 80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오랜만의 CP 하락 소식을 반가워하고 있다. 일단 CP가 떨어지면 소비자 충격 없이 그동안 미뤄왔던 인상요인을 조금이나마 분산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LPG는 주 소비층이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택시운전사 등 사회적 보호대상이어서 다른 연료 대비 가격 변동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LPG업계 관계자는 "아직 월초인데다 환율 등도 고려해야 해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다"면서도 "CP가 떨어져 12월 국내가격 결정에 운신의 폭이 생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1월 CP 하락은 SK가스와 E1 등이 11월 국내 공급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10월 CP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상당한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했지만 다음달 분산 반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달엔 손해를 감수하기로 한 것. 동절기를 맞아 난방 등에 LPG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고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서민 생활 안정화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다.
E1 관계자는 "누적된 미반영 인상분이 많아 이번 달(11월)에 국내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다행히 CP가 내려 다음 달 인하요인이 생겼다"며 "이번 달에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가스는 11월 한달간 가정·상업용 프로판을 kg당 1059.4원, 산업용은 1066원에 공급한다. 부탄 공급가격도 kg당 1451원으로 지난달과 같다. E1은 △가정·상업용 프로판 1057.8원/㎏ △산업용 프로판 1064.4원/㎏ △부탄 145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방침에 따라 다음달 6일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LPG부탄에 대한 유류세가 15%(30원) 인하된다. LPG 업계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세금 인하분만큼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6일 유류세가 인하된 부분을 반영해 다시 가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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