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안태근 전 국장 상대 1억원 손해배상청구
서 검사 “피해자로서 당연한 권리…가짜뉴스 대응할 것”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2010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로부터 강제추행 피해사실을 폭로했던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현직 검사이기 이전에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1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밝혔다.
서 검사와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판사 출신의 서기호(48·29기) 변호사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전 국장에 대한 민사소송 제기 배경을 밝혔다. 전일 안 전 국장과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에 대한 후속 조치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장례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는 가운데 서지현 검사가 조문하고 있다. 2018.07.27 |
서 검사는 “‘선거에 출마하려고 한다’ 등 온갖 소문이 폭로 이후 10달 동안 지속됐고 가만히 있었더니 그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됐다”며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상책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서 검사는 “저는 (폭로 후) 피해자가 굉장히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가해자의 프레임대로 피해자를 바라보고 괴롭혀왔는데 이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았다”고 덧붙였다.
서기호 변호사도 “사실 처음에 이 사건을 맡는 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면서도 “많은 변호사들이 이 사건을 맡는 걸 부담스러워하지만 저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서 변호사는 “소송장을 작성하면서 서 검사가 1월 29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됐는데 ‘아직도 저는 검찰을 사랑하는 것 같다’는 마지막 말이 저한테는 울림이 컸다”며 “스스로 ‘나는 나를 법원 밖으로 쫓아낸 법원을 사랑하고 있는가’ 물었을 때 아직 아니더라. 그래서 많이 반성도 되고 내 자신을 돌이켜보게 됐다. 재판부와 피고들에게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소송에 동참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서 검사 측은 손해배상 청구액이 1억원인 이유에 대해 ‘현실적인’ 이유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제가 처음 서 검사를 만나 ‘피해 정도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 정도 될 것 같냐’고 물으니 ‘도저히 환산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금전으로 환산이 되겠느냐’고 답했다”며 “판사 출신으로서 실제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고려할 때 너무 많은 금액으로 청구하면 실제 법원 현실과 맞지 않아서 그것에 맞췄다”고 밝혔다.
다만 서 변호사는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고들, 특히 안 전 국장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면 청구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 1월 한 방송에 출연해 2010년 장례식장에서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실과 이와 관련해 부당 인사 발령을 받은 의혹을 폭로했다.
검찰은 서 검사의 폭로 이후 ‘성추행사건 진상규명·피해회복 조사단’을 꾸려 사건을 조사했으나 성추행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2015년 당시 검찰 인사에 안 전 국장이 개입한 혐의에 대해서만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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