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일본 체류 중 일본 이온그룹 접촉 가능성 업계 '촉각'
오는 20일 미니스톱 입찰서 마감... 롯데·신세계·PE 등 참여
12월 예정된 정기 임원인사 등 현안 처리에도 집중할 듯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일본으로 출국한지 2주 째에 접어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르면 다음 주 귀국해 내년 사업 계획을 구상한다. 당장 이달 중순 미니스톱 입찰서 제출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고, 다음 달 중 진행 예정인 정기 임원인사 등 현안 처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핌] |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출국한 신동빈 회장은 일본 체류 기간 동안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등 가족들을 만나고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현안 논의와 감사를 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신동빈, 일본 롯데 주요경영진과 현안 논의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일본 롯데의 주요 경영진을 만난 신 회장은 경영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사실상 한국 롯데를 지배중인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등을 상대로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변함없는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가 지배하는 구조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줄일 수 있고 한국 롯데를 분리,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경영 복귀 이후 계열 유화사들을 롯데지주로 편입하는 등 지주체제 강화에 나섰지만 일본 롯데와 분리를 위해선 일본 경영진의 동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또한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미니스톱 인수전에 신 회장 역시 적극적으로 인수의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일본 체류 기간 동안 한국미니스톱 최대주주인 이온그룹 관계자를 만났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 계열사인 일본 미니스톱이 지분 76.06%, 대상이 20%, 일본 미쓰비시가 3.94%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온그룹은 지난 7월부터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 중이며 매각주관사는 노무라증권으로 오는 20일 입찰서 접수를 마감한다.
현재 롯데(코리아세븐)와 이마트24를 운영 중인 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 3개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해 미니스톱 인수를 위한 실사 및 자료열람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온그룹과 노무라증권은 입찰서 마감 이후 평가기간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사진=코리아세븐] |
◆ 만년 3위 세븐일레븐, 몸집 불려 타개책 마련하나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운영 중인 세븐일레븐은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3위로 1·2위 업체인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5)와 점포수 격차가 큰 상태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세븐일레븐 매장 수는 9548개로 CU(1만3109개), GS25(1만3018개) 등과 비교해 4000점포 이상 차이를 보인다. 매각을 진행 중인 미니스톱 매장 수는 2533개, 이마트 24는 3564개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면 점포수가 1만2000여개에 달해 선두 업체들의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편의점 사업 특성 상 사업 규모를 늘려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후발업체인 이마트24가 누적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외형 확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서는 점포수가 최소 5000개는 돼야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과 점포 포화로 인한 편의점 규제 강화 등 신규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미니스톱 인수전 열기는 더욱 뜨거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코리아세븐은 지난 달 말 첫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서 흥행을 기록했다. 공모채 수요예측서 600억원(3년 만기) 모집에 1000억원 규모 수요가 몰렸다. 채권 발행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실무를 맡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미니스톱 인수전에 세븐일레븐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다만 인수전에 전략적으로 참여하는 경쟁사들도 있는 만큼, 입찰서 제출 마감 이후 구체적인 인수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