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분정리 속전속결 후 일본 ‘원 롯데’ 체제 공고화 행보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을 재개한다.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숨 가쁘게 그룹을 추스른 신 회장은 글로벌 경영에도 시동을 건다.
1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르면 다음주 초 일본으로 건너가 결속력 다지기에 나선다. 경영 복귀 이후 롯데케미칼의 지주사 체제 편입 등 국내 계열사 지분거래를 속전속결로 해치운 만큼, 일본에서도 ‘원 롯데’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신 회장이 근시일내 일본으로 건너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등 일본 경영진들과 만날 예정”이라며 “오랜만에 방문하는 만큼 보름 정도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 시급한 현안을 얼추 마무리지은 신 회장은 일본에서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등 가족들을 만나고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현안 논의와 감사를 표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뇌물혐의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
특히 ‘친(親) 신동빈’ 세력으로 분류됐던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등을 상대로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변함없는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가 지배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만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줄이고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열쇠다. 경영 복귀 이후 계열 유화사들을 롯데지주로 편입하는 등 지주체제 강화에 나섰지만, 방점을 찍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일본 경영진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현재 신 회장은 지난 2월 실형을 선고받고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한 상태다. 등기이사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한일 원톱’을 굳건히 하려면 일본 경영진의 신임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이번 일본행 이후 글로벌 경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롯데케미칼 사업 현장과, 완공을 앞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틸렌 생산공장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4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 건설을 추진해왔다. 2016년 공장 부지까지 매입하고 등기를 마무리했지만, 신 회장의 구속으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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