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과 인도 등 석유 수입국이 최대 수혜국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타격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몇 개월 전만 해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제 유가는 50달러를 바라보며 추락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가가 50달러까지 떨어지면 우선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이 최대 수혜국이 되는 반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들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금리인상 압력을 받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기는 한편,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본은행과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은 또다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달러 강세와 무역전쟁의 전운 와중에 향후 유가는 결국 글로벌 석유 수요 동향이 어떻게 흘러가고 주요 산유국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사우디는 감산 동맹인 러시아로부터 유가를 지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는 유가를 끌어내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어떤 합의에 이르느냐에 따라 내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에서 감산 논의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 세계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북반구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유가가 하락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에 따라 받을 충격이 어느 정도 완화될 전망이다.
특히 남아공 등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석유 수입국들은 이득이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이자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와 국내 문제로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국에게도 도움이 된다.
◆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유가가 하락하면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돼 중앙은행들에 대한 금리인상 압박도 약해진다. 특히 인도준비은행(RBI)은 유가 하락에 힘입어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neutral)으로 수정할 수 있다.
◆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
캐피탈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할 때마다 석유를 수입하는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5~0.7% 증가한다. 반면 중동 산유국 GDP는 3~5% 감소한다.
◆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하락이 감세와 같이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셰일유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미국의 수입산 석유 의존도가 내려간 만큼, 유가 하락은 미국 석유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국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 순수입 비율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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