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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G20 등장, 국제사회 ‘면죄부’ 받았다는 의미" -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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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왕세자가 이번 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것은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여파로 인한 위기에서 이미 벗어났다는 자신감의 표시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카슈끄지 암살을 강경하게 규탄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의 반응에 시선이 몰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사우디와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빈 살만 왕세자에게 면죄부를 줬다.

또한 G20 정상회의를 불과 며칠 앞두고 미국 록히드마틴이 사우디에 150억달러(약 16조8120억원) 규모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판매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사우디의 손을 놓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에 여타 정상들도 카슈끄지 암살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느냐, 아니면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자 가장 강력한 아랍 동맹인 사우디와 실용적 노선을 유지해야 하느냐를 두고 갈등 중일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아직까지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적으로 별도 회담 일정을 잡은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외에는 없다.

이 가운데 가장 어색한 만남은 빈 살만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조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동 지역 패권 싸움에서 종종 사우디의 대척점에 섰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간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사우디 왕실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으면서도, 이 사건을 빌미로 피할 수 없는 증거를 조금씩 공개하며 사우디 왕실을 압박했다.

터키 측의 증거 제시에 사우디 측은 당초 카슈끄지가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제 발로 걸어나갔다는 주장에서 사우디 요원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해명에 이어 요원이 과도한 충성심에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카슈끄지 암살 관여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회동을 요청했으며 에르도안은 ‘생각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최근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자이퉁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하고 “현재로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따로 만나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한다면, 터키가 사우디로부터 모종의 정치·경제적 대가를 받고 카슈끄지 사태를 덮어주는 거래가 성립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별도 회담을 하지 않고 지나치는 정도에 그치거나 아예 대면을 회피한다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이 계속될 것이란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마저 면죄부를 준 마당에 터키가 계속 압박을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FT는 빈 살만 왕세자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카슈끄지 사태로도 자신은 건재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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