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김학용에 맞서는 카드?…친박 지목한 '중도' 나경원
나경원 "저와 정 후보 조합 자체가 당 통합의 시작"
정용기 "정책조정위원회 체제 부활, '나를 따르라' 리더십 끝났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오는 11일 진행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나경원 의원이 정책위의장 런닝메이트로 정용기 의원을 지명했다.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계파청산과 총선승리를 기치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의원은 9일 오후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을 살리고 우파를 재건하기 위해 정책위의장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28년간 정당 및 정치활동에서 단 한번도 사람 중심의 계파활동을 하지 않았고 오로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구현하는 길만을 고집해왔다"면서 "재선 구청장과 재선 의원을 하는 동안 늘 국민 편에서 생각하고 일해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중도 성향의 나 의원이 친박계 정 의원을 런닝메이트로 지목한 것은 비박계 주자인 김학용 의원과 맞서 친박 의원들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나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계파 종식'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다른 성향의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지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6.28 kilroy023@newspim.com |
나 의원은 "저와 정 후보의 조합 자체가 당 통합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통합이 당 통합을 넘어 보수의 통합, 반문연대까지 이끌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례는 실력에서, 실력은 경험에서, 경험은 현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 최장수 대변인, 치열하게 싸워온 4선 원내대표 후보와 2번의 구청장, 2번의 국회의원을 지내며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책위의장 후보가 경륜과 실력으로 품격있는 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기 의원은 이날 "이제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은 끝났다. 저는 정책위의 결정이니 따라달라는 식으로 정책위를 운영하지 않겠다"면서 "의원님들 한분 한분의 정책적인 의지와 아이디어를 잘 받드는 것이 정책위의장과 정책위의 책무라는 초심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정책조정위원회 체제를 부활시켜 모든 의원님들이 정책활동에 참여하는 보람을 느끼실 수 있는 시스템 정당, 정책 아이디어가 용솟음치는 정당, 정책으로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면서 "의원님들의 개별 정책들에 당 차원의 강한 추진력이 실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총선 승리도 강조했다. 정 의원은 "17대 총선 당시 탄핵역풍 속에서 낙선의 아픔을 맛보고 원외위원장으로서 지역을 누벼봤고, 재선 구청장으로 구민과 함께 현장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다"면서 "빼앗긴 정권을 되찾기 위해 최전선에서 싸웠고 정권을 되찾는데 앞장서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정책에 담긴 정치적 맥락과 표의 이동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며 "정책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빠르게 읽어내 당을 살리고, 우파를 재건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다듬어내는 데에 제가 가진 능력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 등이 우리 국가와 국민경제를 얼마나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지에 대해 국민들께 낱낱이 밝히고 이를 통해 국민과 함께 투쟁하는 '정책저항운동'을 벌여 나가겠다"며 "투명한 보수·유능한 보수·따뜻한 보수·로하스 보수라는 네 가지 우파의 길을 제시하고 그 방향성과 철학으로 정책위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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