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세계 곳곳에서 수감된 언론인의 수가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반정부 활동이나 가짜 뉴스를 보도했다는 혐의로 붙잡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단체인 ‘언론인 보호 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취재 활동을 하다가 수감된 언론인은 올해 최소 251명에 달한다. 이들 중 70%는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는 단체에 속하거나 이들을 지원한 반정부 활동 혐의를 받고 있다. CPJ는 보고서에서 “수백 명의 언론인이 감옥에 갇히는 것이 뉴노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언론인을 감옥에 보낸 나라는 터키로 68명의 언론인이 수감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에서는 47명의 언론인이 투옥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25명과 1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와 베트남은 16명과 11명, 아제르바이잔에서는 10명의 언론인이 수감됐다.
수감된 언론인 현황[그래픽=CPJ] |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엘레이나 베이저는 CNN에 “전통적으로 이것에 맞서온 서방이 행동하지 않는다”면서 “백악관에서 최소한 공개적으로 어떤 형태의 압력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CPJ의 발표는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올해의 인물로 피살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등 언론인들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후 나왔다.
올해 감옥에 갇혀있는 언론인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260명보다는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는 에티오피아 개혁 정부가 수천 명의 정치 사범을 석방하고 언론인을 구속하지 않으면서 일어났다.
베이저는 “에티오피아에서 단 한 명의 언론인도 투옥되지 않은 것은 2004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베이저는 올해 투옥된 언론인의 수가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우려할 만하다고 말한다. 특히 포퓰리즘의 득세와 같은 이슈로 골치를 앓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올해 68명의 언론인을 수감한 터키에 대항할 여력 없다고 지적했다.
CPJ에 따르면 올해 가짜 뉴스로 수감된 언론인은 전 세계에서 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 9명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집트에서는 언론인 19명이 가짜 뉴스로 수감됐으며 카메룬에서는 4명, 르완다에서는 3명이 각각 가짜 뉴스로 감옥에 갔다.
CPJ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짜 뉴스’에 대한 수사가 증가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