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내고 "차기 이사회서 직무정지 안건 심의·의결키로" 발표
정기이사회는 3월, 12월 두번...임시이사회도 가능해 차기 일정 미정
"KAIST 국제적 위상 흔들려 심각히 우려"
“신 총장도 유감 표명하고 자중해야”..정부 "국제문제 비화 유감"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이사회(이사장 이장무)는 14일 연구비 부당집행 등 혐의를 받는 신성철 KAIST 총장 직무정지 안건에 대해 차기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전체 회의를 열어 신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안건 심의와 관련해 3시간 가까이 논의한 뒤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사회에서는 최고 지성의 전당인 KAIST의 총장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사회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직무정지 건은 차기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장무 KAIST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성철 KAIST 총장 직무정지 안건에 대해 심의한 뒤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2.14. [사진=KAIST] |
KAIST 이사회는 매년 3월과 12월 정기이사회가 열린다. 하지만 임시이사회도 가능해 현재로서는 차기 이사회가 언제 열리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사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련 법령과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법적 조치를 이행하였을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존중한다”면서도 “이제는 이사회가 과기정통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KAIST의 명예와 그 구성원의 자긍심을 지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특히 “이사회는 한국 과학기술의 긍지인 KAIST가 타 기관의 감사 결과에 의해 국제적 위상이 흔들리고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는 신 총장에 대해서도 “(신) 총장은 현재의 상황으로 KAIST와 과학기술계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자중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KAIST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신 총장이 이번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제문제로 비화시킨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 같은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과기정통부는 “향후 신 총장이 교육자로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AIST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재직시 ‘국가연구비를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로 빼돌렸다'는 혐의 등으로 신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KAIST 이사회에 요청했다.
이날 KAIST 관계자는 “KAIST 이사회는 모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며 “당연직 이사인 신 총장이 제척사유로 안건 처리에 빠지는 만큼 이사장 포함해 9명 가운데 과반이면 직무정지 안건이 통과된다”고 말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신 총장이 DGIST 총장 재임 당시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한 LBNL 측에 연구비를 부당 집행했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 지난달 30일 KAIST 이사회에 신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도 요청했다.
신 총장은 2011년 DGIST 개교 때부터 2016년까지 DGIST 총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 때 KAIST 총장에 선임됐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