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구원투수 문영표, 국내와 동남아 이해도 높아
롯데컬처웍스 차원천 부사장, 흥행 행진 성과 따라 승진
롯데쇼핑 e커머스 여성인재 김혜영 AI연구소장, 상무 발탁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롯데그룹이 대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유통부문 계열사에 대해 성과주의에 기반한 소폭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의 근간인 유통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과 미래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경영실적 악화로 부침을 겪는 롯데마트의 구원투수로 국내외 사업장에서 잔뼈가 굵은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를 선임했고, 그룹 차원에서 힘을 쏟는 이커머스 사업 고도화를 위해 김혜영 롯데쇼핑 e커머스 AI연구소장을 1년 만에 상무로 발탁 승진했다.
급변하는 유통시장 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기 위한 최소한의 '핀셋 인사'로 인적개편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롯데는 20일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롯데컬처웍스 등 유통 및 기타부문 1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우선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 대표를 맡는다. 2015년 인사에서 최연소 전문경영인(CEO)이 됐던 김종인 롯데마트는 대표는 롯데자이언츠 대표로 내정됐다.
문영표 신임 대표는 1987년 롯데상사로 입사했으며, 2007년 롯데마트로 이동했다.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롯데마트의 해외사업 성장을 주도했다.
2009년에는 인도네시아법인장, 2011년에는 동남아본부장을 지내며 풍부한 해외경험을 갖췄다. 2014년에는 국내로 복귀해 전략, 상품, 영업 등의 주요 본부장직을 지냈다.
특히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옮겨 1년여 간 대표직을 맡아온 문 대표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지역의 할인점 사업 및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롯데마트의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다.
(좌측부터) 롯데쇼핑 마트사업본부 신임대표 문영표 부사장, 롯데컬처웍스 신임대표 차원천 부사장,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김혜영 상무[사진=롯데지주] |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도 단행됐다.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올해 각각 개봉한 ‘신과함께’ 1, 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 영화 최초로 ‘쌍천만’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개봉한 ‘완벽한 타인’도 500만 관객을 넘기는 등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능력에 우선한 여성인재 등용도 이뤄졌다. 김혜영 롯데쇼핑 e커머스 AI연구소장은 승진 연한을 단축해 1년 만에 상무보A에서 상무로 발탁 승진됐다.
김 상무는 롯데제과 트렌드 분석시스템 ‘엘시아’, 롯데백화점 쇼핑도우미 ‘엘봇’ 등 인공지능 도입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점을 인정받았다.
김 상무는 향후 롯데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이스커머스, 로보틱스 등의 기술을 롯데의 다양한 사업에 접목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며, AI와 더불어 빅데이터 사업도 총괄할 예정이다.
경영환경이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비즈니스 전략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장, 서현선 롯데마트 고객소통혁신부문장도 상무보A로 각각 한 단계씩 승진했다.
김혜라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장, 이미선 롯데컬처웍스 공간기획팀장 등 여성 신규임원도 2명이 추가로 배출됐다. 이로써 이번 정기인사에서 배출된 신규 여성임원은 총 6명으로, 롯데그룹의 여성임원은 총 36명이 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19일에는 롯데지주를 비롯한 식품·화학·서비스·금융부문 30개사의 인사를 발표했다. 19~20일 이틀간 단행한 총 46개사의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신규임원 109명을 포함해 총 277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며 인사 적체를 해소했다. 2018 임원인사에서는 총 40개사에서 신규임원 포함 총 239명이 새로 선임되거나 승진한 바 있다.
오는 21일에는 롯데멤버스, 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 롯데네슬레코리아,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 4개사를 끝으로 롯데그룹의 2019년 정기 임원인사는 마무리된다.
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