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개정안, 국회 잘 논의되도록 부탁"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국회 입법을 앞두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를 방문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경총회관 8층 회의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지나 기자] |
표면상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상 개정안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김상조 위원장은 김재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과 함께 오전 8시 30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경총회관을 찾았다. 그들은 손경식 경총 회장, 김용근 경총 부회장과 함께 1시간 동안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손경식 회장은 김 위원장이 방문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 "사익편취 규제와 전속고발권제 폐지 등에 대해 강도 높게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는 일감을 받는 상장 계열사의 총수 일가 지분율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과 공정거래법 사건에 대한 고발을 공정위에서만 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제의 폐지 등이 담겼다.
재계에서는 이 개정안 내용들이 기업 경영을 방해하고, 기업을 옥죄는 법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총 역시 지난 10월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반발하며 100페이지 넘는 분량의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경총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 의견을 줬고, 의견서를 꼼꼼하게 검토했다"면서 "경총은 그동안 노사관계 중심으로 일해 왔지만 손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턴 정부 여타 정책에 대해서도 얘기하며 재계를 대표하고 있어 의견을 경청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손 회장에게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잘 논의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국회에서 여야 간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사익편취 규제 강화에 따른 기업부담을 우려한 진영 간의 대립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김 위원장에게 "개정안에서 처벌문제 등에 대해 많이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도와달라"면서 "공정거래법 입법 활동이 추진되는 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위원장께서 기업 사정을 깊이 가만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이외에도 전날 차관회의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 회장은 "대통령도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경총 역시 다른 단체들과 공동으로 건의서를 제출해 조정을 해 줘야 하는데 고려 없이 차관회의를 통과해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최저임금 '속도 조절' 등을 언급하며 경제정책을 수정하겠다는 메시지를 줬지만 일 안한 유급휴일도 최저임금을 주는 시행령이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손 회장은 공익위원이 중심이 돼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현행 최저임금 산정 방식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최저임금을 정할 때 공익위원을 앞세우지 말고 전문가에 의해 최저임금 레인지를 정한 후 노사가 서로 의논해 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총을 방문한 것은 경총 49년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엔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선 처음으로 경총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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