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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0년]② YS '금융개혁'에 설립 논의...IMF 권고로 급물살

기사입력 : 2019년01월02일 15:47

최종수정 : 2019년01월02일 15:47

권역별 감독·검사 분리체계에서 금융감독 통합 '일원화'
이헌재 초대 원장 "독자적 감독정책 없으면 제2의 위기"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융감독원은 국가적인 위기를 겪으며 탄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97년 외환위기 원인으로 미흡한 금융감독체계를 지적하자 '운영과 예산의 자율성을 지닌' 금감원 설립이 급물살을 탔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다. 금융산업 개방으로 금융회사 업무가 다양해지고, 권역을 융합한 새로운 금융거래가 확대되면서 분리된 금융감독체계는 한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금융감독 업무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권역별로 은행감독원(한국은행),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이 각각 나눠갖고 있었다.

이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개혁'의 발을 뗐다. 1997년 1월 6일 연두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직속으로 금융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것. 금융개혁위원회는 5개월간 논의를 거쳐 '금융개혁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초 금융감독체제 개편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보, 삼미, 기아 등 대기업이 연이어 부도 처리되자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개혁위원회가 제시한 밑그림은 '일원화·독립화'된 금융감독기구 설립이다. 이를 토대로 1997년 7월 '금융개혁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재경원이 통합금융감독기구 설립을 통해 은행감독원을 한국으로부터 떼내 산하기관으로 만들고, 한은을 무력화시키려한다고 한은이 반발하면서 법안 통과가 지연됐다. 

 

금융감독원 창립 기념식 [사진=금융감독원]

그러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발발했다. IMF는 미흡한 금융감독체계를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IMF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독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에 운영과 예산의 자율성이 보장된 통합감독기구를 설치해 부실 금융회사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1997년 12월 29일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은행 증권 보험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의 통합 작업이 본격화됐다. 1998년 4월 출범한 금융감독원 설립위원회를 중심으로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자문을 받아 뼈대가 구체화됐다. 그 결과 1999년 1월 2일 42개 부서, 1262명 규모의 금감원이 출범했다.

출범 당시 금감원은 △통합 효과 극대화 △금융감독의 일관성 확보 △ 감독 사각지대 예방을 목표로 내세웠다. 조직의 기본 체계를 감독정책, 검사, 제재, 소비자 보호, 감독지원 및 관리 등 기능별로 우선 구분하고 하위 조직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권역별로 나눴다.

초대 금감원장은 은행감독원장과 증권감독원장을 역임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맡았다. 이헌재 초대 금감원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감독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감독철학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또 건전한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각종 선진 감독제도 도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헌재 초대 원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금융감독기관이 금융감독정책을 독자적∙독립적으로 수립하지 못하면 제 2의 경제∙금융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며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 금융감독기관 자신부터 구조조정의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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