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파운드가 16일 유로 대비 일시 2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영국 하원이 압도적 표차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을 부결시킨 뒤 브렉시트가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230표의 차이로 부결됐지만, 영국 의회가 다른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기대감에 파운드는 유로와 미달러 대비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유럽시장 초반 파운드는 유로당 88.44펜스로,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고 가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로는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로이터 통신에 “의회 부결로 인해 영국이 협상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줄고 브렉시트 데드라인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전망이 한층 불확실해지면서 상당수 투자자들과 외환 트레이더들이 파운드화 베팅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의 투자전략가는 슈레쉬 탄티아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원만한 브렉시트를 뜻하는 ‘소프트 브렉시트’가 ‘노딜 브렉시트’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로 잡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합의안에 대한 의회 동의를 끌어내지 못함으로써 영국과 EU 간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시기가 길어져,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메이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 남을 것이라는 전망에 파운드화가 회복탄력성을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5일 의회 표결에서 브렉시트안이 부결된 직후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가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으며, 오는 16일 오후 7시(우리시간 17일 오전 4시) 하원에서 불신임안 표결이 실시된다. 하지만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보수당 의원들 상당수가 야당인 노동당에 정권을 넘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불신임안 통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UBS의 영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딘 터너는 “시장은 노딜 브렉시트와 조기총선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는데, 최근 의회의 기조로 보아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는 현저히 줄었고 메이 총리 내각의 불신임 가능성도 낮아 파운드화 하방 압력이 부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인턴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부결 결과가 발표되자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반(反) 브렉시트 시위 속 한 친(親) 브렉시트 시위자가 배너를 들고 있다. 배너에는 ‘반역죄 메이’라고 쓰여 있다. 2019.0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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