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와 45분 면담 뒤 곧바로 백악관에서 트럼프 만나
[워싱턴=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갖고 2차 북미정상회담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논의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5분 백악관에서 김 부위원장을 만났다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했다.
CNN 방송은 김 부위원장이 북핵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백악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앞서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김 부위원장이 묵고 있는 워싱턴DC 듀폰서클호텔에서 북미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예정된 회담 시각 15분 전인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호텔에 도착, 호텔 안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향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실무 책임자들도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회담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곧바로 회담을 들어갔고 회담은 45분 만에 종료됐다. 이번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회담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는 물론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한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조율에 초점이 맞춰졌다.
회담 이후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 대표단을 만나 지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좋은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워싱턴DC에서 만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 부위원장은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을 거쳐, 전날 밤 덜레스 공항을 통해 워싱턴DC에 입성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을 마치자 마자 백악관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그만큼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별다른 이견이나 갈등이 없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워싱턴 외교가와 미국 언론들도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열려다 갑자기 취소됐던 북미고위급 회담이 워싱턴DC에서 성사된 것은 그만큼 북미가 물밑 조율을 통해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이견을 상당히 좁혔기 때문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과 함께 사찰 목록 제출 등을 압박해온 반면 북한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 등을 통해 제재 완화와 주한미군의 연합훈련 중단과 같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해왔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통 큰 합의를 이뤄가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시기와 장소가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전날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현지에서 비건 특별대표 등과 회담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의 방미 결과를 바탕으로 비건 특별대표가 스웨덴에서 최 부상과 만나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