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관한 오해와 진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은 금융상품 중에서도 구조가 가장 복잡하다. 보험의 기본은 사고 시 보상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 저축 또는 투자 기능이 있어 돈을 불릴 수 있다. 또 납입했던 돈의 일부를 급전으로 꺼내 쓸 수도 있다. 즉 보험은 사고 시 보상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에 저축과 투자의 기능까지 갖춘 것. 보험상품에 대해서는 오해도 많다. 대표적인 오해를 풀어본다.
Q: 종신보험, 저축 기능도 있다는데 돈 불어날까.
A: 저축 기능은 있다. 하지만 은행의 예·적금보다는 저축 기능이 우수하지는 않다. 종신보험은 통상 30~40대가 10년 혹은 20년 동안 보험료를 내는 조건으로 계약한다. 반면 사망확률은 70세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즉 납입과 수령 시기에 큰 간극이 있다. 이에 보험적립금이 쌓인다. 이율도 은행 예·적금보다 높게 적용한다.
이에 일부 보험사나 설계사는 종신보험이 저축 기능이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저축 기능은 강조하면서 설계사 수당 등 사업비는 슬그머니 뒤로 감춘다. 보험료의 상당액이 초기 사업비로 빠지기 때문에 추가 납입을 하지 않는 이상 납입한 원금 이상의 돈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즉 저축 기능이 있지만 은행 상품보다 매력적이지는 않다. 다만 일부 상품의 경우 추가 납입을 하고 5년 이상 투자하면 저축보다 수익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
Q: 변액연금보험에 장기투자하면 노후에 풍요로워질까.
A: 부자 될 수 있다. 다만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고 변수도 있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의 약 85% 내외를 펀드로 구성,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이 나면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즉 적립식펀드에 일부 보험 기능을 추가한 상품이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구매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구매력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장기수익률을 내야 한다.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은 2% 초반이다. 즉 수익률이 2%를 초과해야 한다. 하지만 10월 말 기준, 10년 이상 투자한 변액연금보험의 연환산 평균수익률은 약 0.8%에 불과하다. 즉 장기투자했지만 구매력은 낮아진 셈이다. 이 결과만 보면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일부 상품은 물가상승률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냈기 때문. 또 장기투자할수록 연환산수익률은 높아진다. 초기 사업비를 다 뗐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입자가 시장 변곡점에 맞춰 펀드 변경을 잘했다면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연금보험 재원은 가입자가 낸 돈이다. 보험사는 이를 운용해 향후 연금으로 지급하는 역할을 한다. 노후를 풍요롭게 하려면 결국 내는 돈이 많아야 한다. 또 사업비를 차감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굴려야 한다. 초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Q: 자동차보험 다이렉트로 가입하면 정말 저렴할까.
A: 일반적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저렴하지 않을 수도 있다. 광고를 보면 다이렉트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최대 15%가량 저렴하다고 말한다. 비교 기준을 따져 보면 허구일 수 있다. 자동차보험은 11개 보험사가 판매한다. A사의 다이렉트 보험은 B사의 대면채널(설계사) 보험보다 비쌀 수 있다. 광고는 자사 설계사 대비 다이렉트 보험의 가격 수준만 비교할 수 있기 때문. 다른 보험사와 비교 광고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미지=삼성화재 홈페이지] |
Q: 소중한 자녀, 보험을 100세 만기로 해야 할까.
A: 100세 만기가 좋다. 다만 비싸다. 가성비를 따지면 더 신중해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먹는 것, 입는 것을 줄이더라도 자녀만큼은 최고로 해주고 싶다. 이런 심리로 보험도 100세 혹은 110세 만기로 가입한다. 자녀 보험은 통상 선천적 질병과 성장하면서 발생할지 모를 질병, 골절 등 불의의 사고를 보장한다. 100세 만기의 장점은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겨도 자녀에게 평생 보장을 해준다는 점이다.
다만 현재 보장금액 1000만원은 50년 후 100만원의 가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액보험의 한계다. 향후 자녀가 질병에 걸렸을 때 치료비는커녕 입원비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거다. 또 100세 만기 상품의 보험료는 통상 10만원이 넘는 고액이다. 일반 직장인 부모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하지만 질병의 정의나 치료법은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한다. 예전에는 ‘암’은 사형선고와 같았다. 현재 일부 암은 완치가 가능해졌다. 현재 보험료를 납입해도 향후에는 의미 없을 수 있다는 거다. 다시 말해 가성비가 떨어질 수 있다. 가성비를 따진다면 자녀의 경제적 독립 시점인 20년 혹은 30년 만기 상품이 더 좋을 수 있다. 이런 상품은 통상 5만원 이내로 가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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