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컬처톡] 색으로 논하는 인생의 정의…연극 '레드'

기사입력 : 2019년02월01일 17:37

최종수정 : 2019년02월01일 17:37

마크 로스코의 벽화 의뢰 취소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추상표현주의 대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093~1970)는 왜 갑자기 뉴욕 시그램 빌딩의 포시즌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 의뢰를 취소했을까. 이미 4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음에도 갑작스럽게 의뢰를 취소한 실화를 바탕으로, 작가 존 로건(John Logan)이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 바로 연극 '레드'다.

연극 '레드'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연극 '레드'(연출 김태훈)는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을 그린 2인극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추상표현주의에서 신사실주의로 변화하는 과도기에서 나타나는 세대 갈등은 예술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삶,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화가 마크 로스코는 철학, 예술, 종교, 미술, 음악을 넘나들며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자랑한다. 탄탄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확고한 신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도도한 자의식은 마크 로스코를 견고한 성으로 만들었고, 새롭게 등장한 조수 켄은 당돌하게 그의 편협한 사상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연극 '레드'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마크 로스코는 "아들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켄이 팝을 듣거나 앤디 워홀의 그림을 예찬하는 것은 경멸한다. 구세대와 신세대가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충돌하며 치열한 논쟁을 펼치고, 끝내 마크 로스코는 켄을 인정하고 그에게 '밖으로 나갈 것'을 종용한다. 그 과정이 마크 로스코에게 얼마나 힘겨운 싸움이었을지, 그의 번뇌와 고통이 온몸으로 드러나 관객들을 울컥하게 만든다.

공연은 다양한 붉은색 물감, 브러시, 각양각색 크기의 양동이와 공간을 모두 차지하는 커다란 캔버스 등이 가득한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에서 펼쳐진다. 별다른 효과 없이 단 두 사람의 대화로, 조명의 조절만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시킨다. 낯선 미술사, 현학적이고 미학적인 수사들이 쏟아지지만 인문학적 배경지식이 없어도 이들의 대화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연극 '레드'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공연의 백미는 마크 로스코와 켄이 그들의 키보다 훨씬 큰 캔버스를 붉은 물감으로 모두 칠하는 장면이다. 아무 대사 없이 클래식 선율에 맞춰 숨가쁘게 칠해지는 붉은 캔버스를 보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마크 로스코가 왜 색에 열중했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달까.

작품의 제목이자, 마크 로스코 그림의 제목이기도 한 '레드'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열정이나 에너지, 누군가에게는 삶과 희망, 누군가에게는 공포와 아픔으로. 마찬가지로, 과거의 것을 고집하는 행동이 틀린 것이 아니며 새로운 것을 통해 변화하는 것도 틀린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그저 서로의 가치관이 다를 뿐, 이를 인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역설한다.

연극 '레드'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2015년을 제외하고 초연부터 세 시즌을 함께 했던 배우 강신일은 '마크 로스코' 그 자체다. 그의 절제된 인물 묘사는 관객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 오히려 본질에 더 다가서게 만든다. 반대로 '켄' 역의 배우 박정복은 어리숙하던 조수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입체적인 인물 변화를 밀도있게 그려낸다. 이 외에도 '마크 로스코' 역은 배우 정보석, '켄' 역은 배우 김도빈이 맡았다.

작품은 2010년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연극 부문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등 6개 부문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2011년 초연돼 지금까지 4번 공연됐으며, 평균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 공연에서는 객석 점유율 96%, 관객 평점 9.4점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연극 '레드'는 오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당정, 내년 의대정원 '증원 전' 3058명 수용 가닥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정 협의에 이어 관계 부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대 정원을 동결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의대 교수의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 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동결안에 합의했다. 의대교육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내년 동결안으로 잠정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24학번과 25학번 신입생을 합하면 최대 75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의대교육이 파행될 경우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의대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7일로 예고한 '의대 복학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58명 수용안은 의대생이 3월 말까지 복귀한다는 전제로 한다. 휴학생이 이달 내 돌아온다면 모집인원을 수정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2:14
사진
상암경기장,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한파 장기화와 평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진 K리그 개막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잔디 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 생육을 위한 선진 기계 도입 등으로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져 2월 22일 개막됨에 따라 사전 준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 상태의 불량으로 잔디가 들뜸 현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조기 개막에 따른 문제를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일정 조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핌DB] 이에 따라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2500㎡ 이상 잔디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900㎡ 면적에 대해 배토와 파종작업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잔디 생육을 위한 통기·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 공급을 위한 시비 작업과 그라운드 다짐,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 보수 외에도 시는 지난해 수립한 잔디 집중 개선 계획을 토대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작년(4200㎡)과 비교해 3배 많은 1만2500㎡를 확보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또 해외 유명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선진 장비를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요한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추가하고, 인공 채광기와 배수 불량 개선을 위한 에어레이터 등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 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 축구장 잔디 관리의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 부족을 고려해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는 한지형 잔디 특성을 고려해 동절기와 하절기 구장 사용 일정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는 잔디종 도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로 잔디를 재배할 공간도 발굴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겨울철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 물량 확대와 선진 장비 투입,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5-03-07 10: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