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구촌 자동차 시장이 연초 파열음을 내고 있다.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천정부지로 쌓이는 재고 물량에 홍역을 치르고 있고, 독일과 호주 등 주요국의 차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
미국 자동차 수출입 현장 [사진=블룸버그] |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차 판매가 1990년 이후 첫 감소를 나타낸 데 이어 업계가 경고했던 ‘절벽’이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워즈오토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미국 자동차 딜러들이 보유한 재고 물량이 395만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월 대비 4% 늘어난 수치인 동시에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3%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연초 자동차 재고 물량은 3년래 최고치로 파악됐다.
통상 1월 차 판매가 둔화되는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상황은 글로벌 메이저들을 긴장시킬 만 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JD파워의 타이슨 조미니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제너럴 모터스(GM)를 필두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 더욱 고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미 GM은 판매 둔화를 근거로 북미 지역 5개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고, 포드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역시 이번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실적과 관련, 잿빛 전망을 내놓을 전망이다.
1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가운데 특히 승용차 판매가 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은 유럽과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월 신차 판매가 26만5702대로 1.4% 감소했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같은 기간 영국의 자동차 판매도 1.6% 줄어든 16만1013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영국의 자동차 판매는 5개월 연속 후퇴했다.
호주에서도 1월 자동차 판매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달 차 판매가 8만200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7.4% 급감한 것.
지난해 약 30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차 판매 감소를 기록한 중국 역시 올해 전망이 흐리다. 성장률이 추가로 둔화될 여지가 높은 데다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의 외형 확대가 신차 판매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리 자동차를 포함한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매출 둔화와 함께 올해 판매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시행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연초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일부 외신이 수입 관세가 강행될 가능성을 제시한 상황.
이 경우 가뜩이나 브레이크가 걸린 자동차 판매에 메가톤급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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