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제품 판매가 호조를 이루는 연말 쇼핑시즌의 판매 급감에 시장 전문가들은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곤욕을 치르는 애플이 2년간 무이자 융자를 앞세워 판매 촉진에 나섰지만 시장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한 고객이 아이폰X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11.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후퇴다.
애플이 4분기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한 아이폰은 6453만대로, 15.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7318만대, 17.9%에서 상당폭 위축된 수치다.
고가 신제품을 앞세워 성숙기로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파구 마련을 계획했던 애플이 중국 업체의 저가폰 공세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7078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7.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는 4억8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이와 별도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중국의 아이폰 구매자들에게 최대 2년간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중국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 업체 알리페이와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중국 소비자들은 애플의 온라인 매장에서 무이자로 자금을 차입해 원하는 아이폰 신형을 구매할 수 있다.
이후 최대 24개월에 걸쳐 매월 일정 금액을 갚아나가는 형태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것이 목적이다. 애플은 이 같은 자금 지원을 4000위안(595달러) 이상 제품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흥행 성공을 기대하며 지난해 가을 출시한 아이폰XR의 최저 판매 가격은 6499위안(967달러)에 달하고, 아이폰8의 가격도 5099위안(758달러)로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10년만에 처음으로 동반 감소한 것은 중국의 아이폰 판매 부진과 직접적으로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프에 따르면 4분기 애츨 아이폰의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20%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알리페이 이용 인구는 7억명을 웃도는 상황. 앞서 업체가 실시한 조사에서 30대 이하 청년층의 할부 구매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의 42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무이자 대출 서비스를 실시한 애플이 온라인으로 전략을 확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토종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날로 강화되는 데다 폴더폰 제품 개발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와 중국 현지 업체에 비해 이렇다 할 강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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