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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석방인듯 석방아닌…논현동 자택↔법원 3.7km만 ‘자유’

기사입력 : 2019년03월06일 16:33

최종수정 : 2019년03월06일 16:33

서울고법, 6일 이명박 전 대통령 조건부 보석 허가
자택주거제한·변호인 외 제3자 통신접견 금지 등 엄격한 조건
항소심 공판, 이팔성·원세훈·김백준 등 핵심 증인 신문 예정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구속 349일 만에 석방됐지만 자택과 법원만 오갈 수 있는 사실상 자택 구금 상태가 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이 전 대통령 측이 지난 1월 31일 청구한 보석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남은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가운데)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보석은 거주와 통신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건부로 허가되었다. 2019.03.06 pangbin@newspim.com

다만 △10억원의 보석 보증금 납부 △자택 주거 제한 △직계가족 및 그 배우자, 변호인 외 제3자 통신·접견 금지를 보석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건강상 이유를 들어 서울대 병원도 주거지로 정해달라는 이 전 대통령 측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병원에 갈 때에는 외출제한 일시해제를 법원에 신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 씩 ‘보석조건 준수에 관한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를 어길시 보석을 취소하고 바로 재수감되거나 20일 이하의 감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판이 있을 때에만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사실상 ‘자택구금’ 상태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이 재판부가 변경되기 전 일주일에 두 차례 가량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한 주에 두 번 가량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서초동 법원까지 약 3.7km의 거리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재판부가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보석 허가를 취소할 경우 재수감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는 앞으로 이 전 대통령의 증인 신문 등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오후 2시5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고, 15일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재판부는 ‘핵심 증인’인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고법은 이 전 대통령 보석 허가 결정의 후속 조치로 고법 사무관과 법원보안관리대 담당자를 강남경찰서에 보내 재판부의 ‘보석조건 준수에 대한 조치 요구’ 등을 전달하고 이 전 대통령 측에는 보석조건 준수 보고서를 비롯한 관련 서식을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보석 허가 직후 법원에 보험증권 형태로 보석금을 내는 등 석방 절차를 마치고 오후 3시 50분경 검정색 제네시스 EQ900 차량을 타고 서울 문정동 동부구치소를 빠져나가 20분여 만에 자택에 도착했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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