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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사입력 : 2019년03월11일 10:02

최종수정 : 2019년03월11일 10:02

11일 교섭단체 연설 통해 사회적 대타협 모델 제시
"보수진영도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새 역사를 함께"
제조업 르네상스, 제2의 벤처붐 거듭 강조 눈길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을 통해 덴마크의 '유연안전성' 모델을 제시하며 실업급여를 현재의 9조원에서 26조원으로 확대하고 대신 노동유연성을 높이자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연설에서 "그 동안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했습니다."라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에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합니다."라며 "노동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합니다"라며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의 제목을“우리 안의 장벽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라고 정했다.

그는 연설 초반 최근 우리나라가 구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이른바 ‘30-50 클럽’에 합류한 것을 '산업화의 기적'으로 표현하며 출발했다.

다음으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호소합니다."라고 주장했고 불평등 문제의 심화를 막기 위해 유럽의 기본소득 논의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포용적 성장국가 완성을 위해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더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최소한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며 공수처법, 국정원법, 검경 수사권 조정, 선거제도 개혁의 빠른 입법화를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03.07 yooksa@newspim.com

다음은 홍 원내대표의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선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님과 국무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영표입니다.

■ 대한민국 100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올해는 3.1운동 10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0년 전, 우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고난과 시련, 승리와 영광의 여정이었습니다.
35년간 나라를 빼앗긴 채 살았고, 전쟁과 분단의 아픔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냈습니다.

최재형을 아십니까?
최재형은 1860년 함경도 경원에서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11살 때 연해주 지신허 집을 나와,
먼 길을 걸어서 포시에트 항구까지 갔습니다.
배가 고파 쓰러져 있던 최재형을, 러시아 부부가 데려다 키웠습니다.
최재형은 선장이던 양아버지를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마침내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는 힘들게 모은 재산을, 독립운동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지원했고, 임시정부 설립을 도왔습니다.
1920년 일본군에 체포되었고, 탈출을 시도하다 총에 맞아 순국하였습니다.

‘연해주의 최재형’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서울과 평양, 대구와 광주, 상해와 동경에서, 나라를 위해 묵묵히 헌신한
민초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해방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나라를 재건한 것도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세계 11위의 경제 강국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이른바 ‘30-50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이러한 산업화의 기적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국민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의 역사도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마다, 함께 떨쳐 일어섰습니다.
3.1운동의 정신은 4.19혁명을 거쳐 부마항쟁과 5.18민주화 운동,
6.10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촛불혁명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이제 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함께 잘사는 나라’,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당리당략 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할 때, 평화는 완성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전쟁의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온 국민이 불안해했고, 전 세계도 전쟁의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상상도 못했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우리는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두 차례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육·해·공에서 일체의 무력사용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불가침 선언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명문화된 합의 도출은 못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 의지를 재확인하고,
평화구축과 비핵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확인했습니다.
북미 양측이 서로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최종 타결에 이를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왕복 120시간 기차 여행도 놀랍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무 시간 이상의 비행 직후, 곧바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직접 설득하려 했던 점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협상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우리의 ‘촉진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당사자입니다.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정은,
남·북·미 정상간 대화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는
깊은 신뢰와 심리적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이끌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게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김 위원장을 문 대통령과 대화하도록 밀어주는,
일종의 ‘3각 협력’을 통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뿐입니다.

분단 70년, 불신과 대결의 역사를 신뢰와 공존의 역사로 바꿔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북한 동창리 동향은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잘못 진전되면 향후 협상에 큰 난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현명한 판단을 통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보수진영도 이제 평화의 문을 함께 열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진보진영만의 의제가 아닙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가 보수진영만의 의제도 결코 아닙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는
어떠한 이견도 없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해왔던 과정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당리당략보다 앞서는 것은 국익입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불러온 것은, 구한말 나라를 빼앗긴 것은,
우리가 분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중차대한 민족사의 대전환기입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힘을 합할 때, 평화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래야 좌절의 역사가 아닌 성공의 역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호소합니다.

■ 불평등과 양극화, 이대로 두면 우리 사회가 무너집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2006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 만에 이룬 일입니다.
정말 엄청난 성과입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3만 달러 시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불평등과 양극화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만의 일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밀레니얼 사회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18세부터 29세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51%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심각한 불평등이 만들어낸 현상입니다.

불평등 문제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민주당 내에서는 이른바 ‘슈퍼 리치’에 대한
과세 논쟁이 한창입니다.
연간 110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최고 70%까지 올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몇 년 전부터 ‘기본 소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닙니다.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 또한 지속적으로 커졌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0%를 가져갑니다.
우리의 소득 불평등은 미국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 포용국가를 통해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양극화의 근본적인 해법은 ‘포용국가’입니다.
포용적 성장은, 결코 최저임금 인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하자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여 의료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주거안정을 강화하여 집 걱정 없이 살게 하는 것입니다.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을 확대하며, 실업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인상 과정에서 경제 전반을 세밀히 살피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다듬고 보완하겠습니다.
그러나 포용적 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포용국가는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통해 완성할 수 있습니다.
혁신성장은 ‘제조업 르네상스’와 벤처·혁신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중국의 한 해 R&D 총액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무려 400조원입니다.
우리나라의 5배나 됩니다.
중국은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통해 우주과학, 바이오, 양자통신 등
첨단과학 분야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미국도 가보지 못한,
달 뒷면을 탐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 경제의 급부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속도가 너무나 두렵습니다.

주요 선진국들도 오래 전부터 경제체질을 개선해왔습니다.
미국은 ‘제조업 르네상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중국은 ’제조 2025‘, 일본은 ‘모노즈쿠리’ 등의 산업 전략을 통해
제조업 혁신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정부는 구조개혁 대신 ‘손쉬운 길’을 택했습니다.
바로 부동산과 토건 경제를 통한 경기부양입니다.
세금을 낮추고, 대출 문턱을 낮춰서 집값을 부추겼습니다.
이를 통해 일시적인 경기 호황과 고용창출 효과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으로 얻은 것은, 막대한 ‘가계부채’였습니다.
가계부채는 2007년 말 665조원에서 지금 1,534조원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0여년에 걸쳐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제조업의 총체적 위기도 초래했습니다.
지난 20년간 500조원이 넘는 무역흑자를 냈던 조선 산업이,
구조개혁 실패로 순식간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때 세계 4위까지 넘봤던 자동차산업은 작년에 7위로 주저앉았습니다.
반도체도 언제 중국에 따라잡힐지 모릅니다.

이제라도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더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예전보다 못하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수출과 일자리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2030년까지 매년 1조원씩 소재 및 부품산업 R&D에 투입하겠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투자도 늘리겠습니다.
2028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선행기술 개발에 2조원을 투입하겠습니다.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지역상생형 일자리도 확산시켜야 합니다.
기업 경쟁력을 고려한 노동자의 적정임금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가 주거 등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 제조업은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고,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일터혁신’도 필요합니다.
스마트공장을 늘리고, 산업단지를 일하고 싶은 일터로 만들어야 합니다.
스마트공장은 올해 4000개에서 2022년 3만개로 대폭 확대될 계획입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내실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정부여당은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여, ‘제2의 벤처붐’을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3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벤처도 59곳이나 증가했습니다.
매출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은, 3곳에서 6곳으로 늘었습니다.

2022년까지 벤처 지원을 위해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습니다.
유니콘 기업도 20개로 늘리겠습니다.
벤처투자에 대한 금융시스템도 손질하겠습니다.
국내 6개 유니콘 기업에 대한 투자액의 95%가 해외자본이라는
사실은, 우리 금융회사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앞으로는 벤처금융을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한,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도 혁신성장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지난해 말 국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규제혁신 4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규제 샌드박스’가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이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도심 내 수소차 충전소’ 등 17건에 대한 사전규제가 풀렸습니다.
연말까지 100건 이상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화 될 것입니다.

혁신성장은 공정경제가 뒷받침되어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혁신과 공정은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시장이 공정해야, 중소·벤처기업들이 더 많은 혁신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정경제를 통해 많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을’들이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국회는 지난해 하도급법을 개정했습니다.
중소기업이 인건비 상승 등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어도, 대기업에 납품단가를 높여달라고 요구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최근 이마트에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은, 원재료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납품가격을 8%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납품단가 인상은 말도 꺼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영업자의 부담도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작년에 정부여당은 대기업과 자율협약을 통해,
가맹계약을 해지할 때 내야 하는 위약금을 대폭 낮췄습니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경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리 민주당은 올해 공정거래법, 경제민주화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겠습니다.
공정경제가 정착될 때, 우리 경제는 보다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 노동시장 양극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사회의 ‘일자리 양극화’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이 안 되면 ‘2류 인생’ 취급을 받습니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평균임금은 400만원이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151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합니다.
1차 노동시장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25%인 500만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2차 노동시장에는 3배나 많은 1,500만명이 존재합니다.
그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대통령과 정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해법은 사회적 대타협 뿐입니다.
최근 우리는 사회적 대타협의 가능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광주지역 노사민정은 ‘광주형 일자리’에 합의했습니다.
1년 8개월 동안, 무려 4번이나 대통령 행사가 취소되었을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지만, 미래를 위해 대타협을 이뤄냈습니다.
이를 통해 광주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23년 만에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탄력근로제와 ‘카풀-택시 서비스’도 극적으로 합의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카풀-택시 서비스’ 합의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실현하겠습니다!
노동시장 양극화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했습니다.
저는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에서,
상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덴마크는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쉽게 허용합니다.
근속연수가 길다고 해서 고용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대신, 직장을 잃어도 종전 소득의 7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최대 2년간 제공하고, 전직훈련 등 안정적인 구직활동을 지원해줍니다.
우리도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먼저, 실업에 대비한 사회안전망도 대폭 강화합시다.
현재 실업급여는 월 평균 152만원씩, 4개월만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에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최소한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추진합시다.

이렇게 노동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합니다.
업무량의 증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경기변동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됐을 때, 노동자는 해고에 대한 걱정을 덜고,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노사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임금체계도 개혁해야 합니다.
먼저, 대기업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 임금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직원들이 임금인상분의 일정액을 내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하여 협력사와 하청업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대기업과 공공부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임금체계의 단순화도 필요합니다.
국내 대다수 기업의 임금체계는 기형적입니다.
기본급은 최소화하고 각종 성과급과 상여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봉급 비중을 줄이고, 직무급과 직능급을 확대해야 합니다.
경기나 실적 변동을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셋째, 공공부문에 임금공시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직종별, 직무별, 직급별 수당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 청년 세대의 절망감도 민주당이 보듬겠습니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은 우리 청년들을 위해서도 꼭 실현해야 합니다.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어야 합니다.
빛나는 이상을 꿈꿀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청춘이 ‘인생의 황금시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절망하게 만든 것은 기성세대와 정치의 책임인 만큼,
그 해결도 기성세대와 정치가 나서야 합니다.

민주당은 청년의 눈으로 청년 문제를 바라보겠습니다.
‘청년미래기획단’을 통해 청년 문제를 살피겠습니다.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정 협의를 통해 청년정책을 총괄할 기구도 만들겠습니다.
‘청년기본법’도 반드시 통과시켜,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말로만 ‘청년을 미래의 희망’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청년들과 함께 뛰겠습니다.

■ 정치의 신뢰와 품격을 되찾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제가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정치 개혁’입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갈등조정’과 ‘사회통합’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 통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일부 정치인들의 언행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안에서 대놓고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날조하고 있습니다.
‘태블릿PC가 조작되었다’는 등 가짜뉴스를 통해,
1,700만 국민이 이뤄낸 촛불혁명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또,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부릅니다.

가짜뉴스로 진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입니까?
이 때문에, 정치에 대한 국민의 외면과 불신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치가 신뢰와 품격을 되찾아야 합니다.

<역사의 종언>을 쓴 후쿠야마 교수는,
정치의 실패 때문에 미국의 데모크라시, 민주주의가
‘비토크라시’로 전락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상대 정당의 주장과 정책에 대해 무조건 반대함으로써,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불능의 정치체제가 ‘비토크라시’입니다.

우리도 ‘비토크라시’의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정쟁만 있고, 타협은 없습니다.
이제 국회가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시켜야 합니다.

■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만들어갑시다!
제가 여당 원내대표로서, ‘협치의 제도화’를 제안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쉽게도, 생각했던 것만큼 협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의미 있는 성과도 많았습니다.
작년 7월,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초당적 방미외교를 했습니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가동했습니다.
작년 8월과 11월에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민생과 국정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야 협의를 통해, 많은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여야가 대치하고 극렬하게 맞설 때,
각자의 진영에서 박수를 받았지만,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대화하고 타협했을 때,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고 많은 입법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일, 우리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실감했습니다.
그날 오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세먼지 공동대응을 제안했고,
오후에 3당 원내대표가 만나, 미세먼지 5법 처리에 합의했습니다.
2년 가까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던 법안을,
이례적으로 1주일 만에 처리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이 의회 민주주의의 힘입니다.

국민들은 ‘일하는 국회’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촛불혁명을 통해 정의롭고 공정한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그래서, 20대 국회에서 여야가 반드시 처리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먼저, 공수처법입니다.
공수처법은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의 80%가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5년째 국회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을 엄격히 수사하자는 법인데,
통과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음은, 국정원법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국정원 국내정보담당관 제도를 전면 폐지했습니다.
모든 정부기관 ,국회, 심지어 기업까지 출입하면서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
하고, 정치에 개입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조직을 없앤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정원은 오직 국익과 국민만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국정원 개혁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검경 수사권 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50년간 이 문제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첨예하게 맞섰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사상 처음으로,
부처간 수사권 조정에 합의했습니다.
조속히 처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20대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선거제도 개혁입니다.
선거제 개혁은 정치 불신을 해소할 개혁의 방아쇠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주당은 지난 20년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왔습니다.
지역주의를 해결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과감한 개혁을 통해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꿉시다.
정치권 모두가, 국민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힘을 모읍시다.

■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큰 통합의 원을 그립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

분단 70년 만에 찾아온 평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한반도에는 다시 전쟁의 위기가 닥칠 수 있습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 뿐입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도 우리 사회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시한폭탄입니다.
그 폭탄이 터지기 전에,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치가 바뀌어야 합니다.
남북문제도, 노사문제도, 사회갈등도 결국은 정치를 통해 풀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립 100년을 맞아,
20대 국회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갑시다.

어제까지 우리는, 각자의 작은 원을 그렸습니다.
그 속에 나를 가두고, 나와 다른 상대방을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원을 그려야 합니다.
나와 내 편이 아닌, 모두를 포용하는 통합의 원을 그려 나갑시다.

긴 시간 경청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 3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 영 표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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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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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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