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비상경영계획 발표
"부채비율 1200%로 낮출 것"
우량자산 A사·B자산 지분 매각
자원개발 투자전문법인 설립
2.4조 민간 자본 유치
상위 10%·해외 23% 인력 감축
긴축예산편성·비상경영TF 설치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강력한 자구책을 추진한다. 정부지원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에서 벗어나 특단의 자구노력을 해야 할 때라는 양수영 사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석유공사의 강력한 자구노력을 담은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실천방안도 내놨다.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지난 7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석유공사] |
이날 석유공사가 발표한 비상경영계획에는 △자산매각 △인력구조조정 △비용절감을 통해 올해 부채비율을 1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우선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 기존의 비 핵심자산 뿐만 아니라 우량자산인 A사와 B자산에 대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상당부분 지분 매각을 올해 중 완료한다. 또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수익성 있는 우량자산을 패키지화해 민간참여를 유도, 자본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공사는 올해 중 자원개발 투자전문법인 설립을 위해 2조4000억원의 우량자산 투자유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만간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민간 자본 유치를 계획 중이다.
아울러 2016년 추진해 온 인력감축도 한층 더 강화해 상위직원 현원 10% 감축, 해외근무자 23% 감축,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유도 등을 추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지속해 나간다.
비용절감을 위한 긴축예산편성도 이어간다. 공사는 예산집행 단계에서도 절감액을 전년 5%에서 30%로, 유보액을 15%에서 20%로 상향하는 등 엄격한 비용통제를 실시중이다. 또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TF를 설치해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양 사장은 "현재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솔선수범의 각오로 금년 초에 비서진 대폭 축소와 임원기사 공동운영을 시작했고, 상반기 중 임원숙소를 매각, 규모를 축소해 임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50%를 반납하는 등 강도 높은 비상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석유공사는 2018년 결산 결과, 5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대비 3675억원 증가했고, 부채원금도 6742억원 상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화 사업의 후유증으로 막대한 영업외 비용이 발생해 1조15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더욱이 이에 따른 급격한 자본감소로 인해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 심각한 재무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이러한 자본감소와 부채비율 급증은 과거 석유공사의 대형화시기(2008~2012년)에 이뤄진 해외투자사업의 자산손상 등에 의한 것으로,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자본감소의 주요 내용은 △2008년부터 자원개발사업과 연계해 추진해 온 이라크 쿠르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금 중 회수불가능 금액(6352억원) 손실 처리 △2011년 매입한 미국 이글포드사업 관련, 2016년에 유치한 신규사업 조건부 투자유치금액(4305억원)의 자본인정 취소에 따른 부채 전환 △과거 대형화 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4260억원) 등이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