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할 때 허리를 섹시하게 돌리라” “애무하고 있냐”
전문가 “가부장적 문화가 허용했던 제2의 천성 바꿔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5개 학교에 대해 ‘스쿨 미투’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27건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계 안팎에선 스쿨 미투를 촉발한 ‘제2의 용화여고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1일 뉴스핌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5개 중·고등학교에 대해 스쿨 미투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15명의 교사가 조사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를 기반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한 서울시교육청은 총 27명의 교사의 성비위 사실을 적발했다.
이번 특별감사는 지난해 9월 이후 SNS상에서 스쿨 미투로 논란이 된 서울 시내 5개 학교에 대해서만 실시됐다.
학교 별로 살펴보면,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관내 한 중학교에선 교사 9명의 성비위 사실이 특별감사로 적발됐다.
해당 중학교의 최모 교사는 “여자는 아프로디테와 같이 쭉쭉빵빵해야 한다”며 신체 접촉을 해 중징계를 받았다. 경징계를 받은 강모 교사는 “체조할 때 허리를 섹시하게 돌리라”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임모 교사는 학생들 외모 비하 발언과 신체적 특징이나 얼굴 등 평가를 했고, 윤모 교사는 짧은 치마를 입은 학생에게 속옷 얘기를 해 주의 처분을 받았다.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할 사립 여자중학교 1곳(1건)과 여자고등학교 2곳(각각 6건·5건), 여자상업고등학교 1곳(6건)에서도 교사 18명의 성폭력 가해가 드러났다.
5건이 적발된 여고의 이모 교사는 “(놀고 있는 학생을 향해) 애무하고 있냐”고 해 징계 대상에 올랐다. 또 류모 교사는 “(젊은 남자교사의 재산을 언급하며) 한 번 만나 볼 생각 있냐”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할 학교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신체 접촉이나 성희롱 발언에 해당되는 교사에 대해서만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구 용화여자고등학교 건물 유리창에 ‘미투’ 고발을 응원하는 포스트잇으로 뒤덮여 있다. 이형석 기자 |
김종갑 건국대 몸 문화 연구소 소장은 “현재는 중립적 공간이 성적인 공간으로 바뀌는 전환점”이라며 “과거 가부장적인 문화가 허용했던 제2의 천성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현재의 범죄를 과거의 제재와 법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별감사에서는 전수 조사에 이름이 거론된 교사에 대해 대면 조사했고 동의를 표한 학생에 대해서는 대면 상담을 했다”며 “성비위 교원으로 인지된 사람은 해당 학교에서 수사 기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