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압수수색·신라젠 임상 논란 여파에도 ‘상승세’
글로벌 제약사, 이중항체 관련 라이선스 파트너십 줄이어
올 상반기, 연기금 차익거래 증권거래세 면제 시행 예정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이중항체 개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의 어닝쇼크, 신라젠 유효성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압수수색 등 여러 악재가 터지는 가운데서도 상장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에이비엘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0.87%(250원) 오른 2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보다 108%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파멥신은 지금까지 30%, 12월 상장한 유틸렉스는 60% 이상 각각 상승했다.
반면 이들 기업과 함께 비슷한 시기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비피도는 2.74%, 네오펙트 3.90%, 티앤알바이오팹 2.40% 정도 올랐고, 싸이토젠은 5.77% 하락한 상태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틸렉스, 파멥신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단백질이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다. 단일항체는 하나의 항원만 타깃 가능하지만, 이중항체는 구조적 조합을 통해 다양한 항원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면역항암제가 표적항암제의 뒤를 잇는 3세대 항암제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반응률이 15~20%에 그치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그 대안으로 단일항체 대비 높은 결합력과 반응률을 보유한 이중항체 기반의 치료제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중항체에 대한 개발은 1990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2009년 복수치료제 리무밥(Removab, 네오팜 바이오텍), 2016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Blincyto, 암젠), 2017년 A 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Hemlibra, 로슈) 등 전 세계에서 3개만 시판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아직 국내 기업 중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가 나온 곳이 없기 때문에 시판까지는 너무 먼 얘기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빅파마가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이중항체다. 바이오 섹터 투자는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는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올해 초 시가총액 13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은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몰레큘러 파트너스의 FAPx4-1BB 이중항체 후보물질 ‘MP0310’에 대한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는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된 계약으로 총 5억4700만달러(약 6225억원) 규모다.
또 매년 글로벌 제약사 매출 5위권 안에 들어가는 로슈는 미국 바이오기업 마크로제닉스와 새로운 이중특이성 약물 개발을 위한 연구 제휴를 맺었다. 로슈는 마크로제닉스에게 먼저 1000만달러를 전달하고 차후 개발과정에 따라 최대 3억7000만달러(약 4206억원)와 로열티 등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 투자에 소극적이던 연기금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이 올해부터 코스닥 시장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 그 중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가 늦어도 올 상반기 내 실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의 차익거래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4월 1일부터 차익거래 시 증권거래세를 면제받고 있는 우정사업본부는 차익거래가 재개되면서 하루 평균 약정대금이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에서 5%까지 확대됐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