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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끄덕없는 중국 명품시장, 밀레니얼 세대 명품 소비 주도

기사입력 : 2019년03월21일 15:33

최종수정 : 2019년03월21일 15:48

80년대 이후 출생자 명품 소비시장 성장 주도
해외관광 및 면세점에서 국내 매장 이용으로 전환 추세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경제성장 둔화에도 중국인의 명품 소비는 줄지 않고 여전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가 명품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외여행지에서 명품을 주로 구입하던 전 세대와 달리 중국 국내 매장에서 명품 쇼핑을 즐기며 명품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중국 사치품 시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명품 시장이 고속 성장세 속에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18년 중국의 사치품 시장 규모가 1700억 위안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7년에 이어 연평균 성장률이 20%를 넘어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초고가 상품을 파는 명품 시장은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 중국인 명품 소비, 해외 면세점에서 국내 시장으로 회귀

중국 국내 명품 시장의 고속 성장은 중국인의 명품 소비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한다.

'짝퉁' 제품의 범람, 외국 시장보다 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과거 중국인들은 해외여행지나 외국 면세점에서 명품을 주로 구입했다. 홍콩, 서울, 도쿄 및 파리 등 유럽 지역이 중국인이 명품 소비를 즐기는 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국내 명품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중국인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중국에서 명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비율이 전체 명품 구매자의 27%로 집계됐다. 2015년에는 23%로 조사됐다. 현재, 전 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달한다. 관련 업계는 2025년 중국인 소비자의 비중이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국내 명품 소비 증가는 중국 정부의 수입품 시장 관리 강화, 관세 인하 등의 조치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18년 5월과 7월 중국 정부는 수입품의 부가가치세와 관세를 인하했고, 이에 상응해 명품 브랜드들도 제품 판매가를 낮췄다. 루이비통의 경우 지난해 6월 공식 온라인숍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전 제품의 가격을 3~5% 인하했다. 에르메스도 중국 국내 판매가를 100~500위안 인하했다. 구치의 가격 인하폭은 평균 5%에 달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 판매가를 낮추면서 중국 소비자의 국내 소비가 촉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명품의 비공식 유통 경로 감독 강화에 나선 것도 명품 시장 투명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전자상거래법'을 강화하고, 인터넷과 개인 휴대 수입 명품에 대한 엄격한 세금 징수에 나섰다.

◆ 밀레니얼 세대, 중국 명품 시장 성장 견인

중국 명품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소비층은 밀레니얼 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고, 개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 연령대는 명품 구매 의사가 매우 강할 뿐만 아니라, 명품을 구매할 자원과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HSBC가 발표한 중국 부동산 보유 현황 보고서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보유율이 미국의 두 배인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세대는 부모로부터 지원받는 자금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명품을 구매하는 중국 23~38세 소비층 가운데, 57%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개인 수입으로 소비를 한다고 답한 비율도 38%에 달한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명품 소비에 훨씬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고가 화장품 브랜드의 판매량은 2018년 25%가 늘었지만, 남성들의 애용품이 수입 고가 손목시계의 판매 증가량은 10%에 못 미쳤다.

◆ 명품 온라인 진출 가속화, 제품별로 전략 달리해야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명품 브랜드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급 매장 판매를 고집하던 것과 달리 온라인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8년 명품의 온라인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가 늘어났다. 이는 명품 전체 판매액의 10%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전체 명품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지붕은 여전히 매우 적은 수준이다. 온라인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제품도 화장품류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내 명품 시장 규모가 빠르게 팽창하고 있지만, 모든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매출액 기준 20대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성장률이 25% 이상인 브랜드와 10% 미만인 브랜드의 비율이 1:2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소비자의 소득 증가와 취향 고급화로 명품 소비가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취향과 안목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중국인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명품 브랜드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전통 광고에서 탈피해,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이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에서 판매량이 많은 40대 명품 브랜드가 디지털 마케팅에 투입한 예산은 두 배가 늘어났다. 이중 40~70% 가량 자금이 중국 SNS 웨이신에 투입됐다.

베인앤컴퍼니의 연구보고서는 ▲ 중국 매장 임대료 상승 ▲ 판촉 활동 경쟁 심화 등 중국에서의 영업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자금력이 풍부하고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유리하다고 밝혔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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