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영국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한 가운데 국민들 사이에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EU 탈퇴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밑그림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극심한 정국 혼란과 경기 한파에 시달리던 영국 국민들이 지칠 대로 지쳤다는 지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메이 총리로 분한 브렉시트 반대 시위자들이 손을 잡고 EU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서 시위를 펼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테레사 메이 총리가 탈퇴 시한의 3개월 연장을 요구한 데 대해 EU 측은 5월22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영국 국민들의 브렉시트 취소 청원이 100만건을 넘어섰다.
정부와 의회의 청원 사이트 이외에 유명 인사들의 소셜 미디어에서도 EU 탈퇴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뉴욕타임스(NYT)는 브렉시트에 반기를 든 이들이 몰려들면서 청원 사이트가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배우 휴 그랜트와 코미디언 데이비드 미첼, 과학자 브라이언 콕스 등 각계 유명 인사들도 청원 사이트와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취소 행렬에 동참,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EU 회원국이 탈퇴 의사를 통보할 경우 2년 이내에 자동으로 ‘이혼’이 성립되는 이른바 리스본 조약 50조를 철회하고, 브렉시트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청원은 소위 노 딜 브렉시트 청원 건수인 37만을 훌쩍 뛰어넘었다.
취소 청원은 대부분 런던과 브리스톨, 케임브리지 등 2016년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를 원했던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사안이든 10만명 이상의 국민이 서명한 청원은 의회의 심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영국 의회가 합의안 표결과 별도로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에 대한 논의가 점화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한편 이날 EU 정상회담에 참석한 메이 총리는 탈퇴 시한 연장을 또 한 차례 촉구했고, EU는 영국 측의 요구보다 1개월 가량 못 미치는 5월22일까지 연장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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