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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LA 生生리포트] 미국서 터진 'SKY캐슬'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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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주의 만연, 입시 시스템도 무력화
‘쓰앵님’ 등장시키는 미국식 ‘학종’…근본적 재검토 필요

[LA(어바인)=뉴스핌]김정태 특파원= ‘사상 최악의 대학입시 비리 스캔들’

 

최근 국내서 큰 반향을 일으킨 드라마 ‘SKY캐슬’이 미국판 스캔들로 벌어졌다. 이번 스캔들은 미국 전역의 신문과 방송이 연일 대서특필할 정도로 규모도 ‘블록버스터’급이다. 대학입시 비리 연루자가 50여명이나 되고, ‘뒷돈’으로 오고 간 금액만 2500만 달러(이하 한화 284억 원)에 달한다.

 특히 TV스타와 유력 기업인 등 사회 유명 인사가 연루되고 예일, 스탠퍼드, 조지타운, 서던캘리포니아(USC) 등 미 전역의 명문대가 엮이면서 미국 사회의 충격이 크다. 지난 12일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의 발표로 세상에 알려진 이 ‘대형 스캔들’은 2주가 지났지만 학생과 학부모 집단소송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대입 비리를 반복적으로 겪어온 한국인으로 어쩌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금수저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해 가는 한국의 대학 모습이 미국에서 반추되는 걸 지켜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 드라마와 판박이 미국판 ‘SKY캐슬’

미국 다수 매체에 따르면 연방 수사당국은 이번 대학 입시 비리 사건에 학부모 33명과 대학 운동부 코치 9명, 입시 브로커 등 50여명을 사기 공모, 업무방해, 돈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 중심에는 입시 브로커인 윌리엄 릭 싱어(58)란 인물을 꼽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에지 칼리지& 커리어 네트워크’란 입시 컨설팅 업체를 운영해 오며 학부모와 대학 관계자들의 뒷돈 거래를 성사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직업은 원래 고등학교 남자 농구 코치였다. 하지만 그는 해고를 당한 뒤 1994년부터 대학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초 상담료는 시간당 50~1250달러를 받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학부모들에게 받는 돈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의 컨설팅 서비스 범위가 대학 합격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폭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대학의 부정 합격의 통로로 활용한 방법 중 하나는 체육특기생 전형을 이용한 것이다. 농구 코치 경력 덕에 미국 주요 대학 운동부 관계자와 친분을 쌓았고 많은 입학 전형 정보를 알게 됐다는 게 그의 진술이다. 특기 전형이다 보니 수험생의 수상 경력 등 전형을 조작, 변조하면 특기가 없는 일반 수험생보단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이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대학 운동 관계자들에게 수십만 달러를 건넸다.

예일대 축구 특기자로 부정 입학한 학생의 경우 120만 달러(약 13억 6000만 원)를 받아 40만 달러를 운동부 코치에게 뇌물로 주고 나머지는 수수료 명목으로 8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풀하우스’의 로리 로우린과 ‘위기의 주부’의 펠리시티 허프먼 등 TV유명 배우들 역시 자녀들을 운동 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키기 위해 싱어에게 거액을 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입시 비리로 기소된 헐리우드 유명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이 피고인 자격으로 재판정에 섰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금전주의 만연, 입시 시스템도 무력화

‘쓰앵님’ 싱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대학 수능 시험과 같이 표준화된 SAT(대입 시험)과 ACT(입학지원시험)에서도 부정을 대범하게 저질렀다. 시험 감독관을 매수해 답안지를 바꿔치기 하거나 아예 대리시험을 보게 했다. 미국 역시 대학 입학시험은 한 날 한 시 동시에 보도록 하고 있지만 1년에 7번을 치를 수 있는데다, 장애가 있는 학생은 따로 시험장에서 혼자 보거나 시험 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시험 성적 조작에 건당 1만5000~7만5000달러(약 1700만~8500만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 같은 불법 행위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계속 돼 왔는데,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을 통해 돈 세탁과 탈세를 해 왔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로부터 거액을 챙기고 뇌물을 뿌릴 수 있는 경로로 이용한 것이다.‘전 세계 소외된 학생들에게 기회를 부여 하겠다’던 설립 취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부유층만을 위한 ‘영리재단’인 셈이다. 싱어는 이를 통해 건당 20만~40만 달러(약 2억 3000만~4억5000만 원), 최대 650만 달러(약 74억 원)를 미국 6개 주의 부유층 751개 가정으로부터 챙긴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연방수사당국은 싱어를 비롯한 학부모, 대학관계자 등 50명에 대해 기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입시 비리의 주범인 싱어의 경우 최고 65년형과 함께 100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비리 연루된 대학들은 부랴부랴 관계자들을 해고하는 한편, 부정 입시 학생에 대한 입학을 거부하고 재학생과 졸업생에 대해서도 입학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들과 그들의 학부모들은 이들의 비리에 분노를 감추지 않고 향후 민사 소송전에 이어질 수 있는 그 파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명문대의 양극화 장벽·신분계층 세습 논란

미국 언론들은 입시 제도의 문제와 함께 명문대의 금전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평가기준이 계량화되기 어려운 특기자 선발의 과정에서 얼마든지 부정한 방법을 쓸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는 “미식축구, 농구, 야구에 비해 관심이 덜한 수구와 조정 등의 비인기 스포츠 종목이 부정행위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연세대 아이스하키 특기생 입시 비리를 비롯해 최순실의 딸이 이화여대 승마 특기생으로 부정 입학했던 사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명문대의 금전주의는 신분계층의 세습을 고착화하고 양극화의 장벽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기로 유명하다. 미국에서도 저소득층의 학생들은 복잡한 입시제도 때문에 명문대 입학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장학금 혜택도 많긴 하지만 이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입학전형을 위한 특기나 에세이 작성에 학원이나 입시 코디네이터의 전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지불할 여력이 안돼서다. 반면 최상류층은 많은 기부금을 대학에 내는 기여입학(legacy admissions)을 통해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킬 수 있다. 특히 학부가 아닌 의과, 로스쿨, MBA 대학원의 경우 기여입학의 정점에 있다. 미국의 명문대들은 이 같은 내역을 ‘영업비밀’인양 공개하지 않아 ‘금수저’ 세습 논란의 전근대적 전형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명문대들은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사위가 아버지의 250만 달러 기부금 덕에 하버드대에 입학했던 사례가 미 언론을 통해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인턴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명판. 2019.03.13.

◆ ‘쓰앵님’ 등장시키는 미국식 ‘학종’…근본적 재검토 필요

최상류층이 아닌 중산층과 부유층들에겐 기여입학은 ‘좁은 뒷문’이다. 이 때문에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학원과 입시코디네이터에게 많은 비용을 들여 사교육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명문대 입학에 집착하는 이유는 미국인 역시 상류사회 진입의 간판이 명문대 졸업에서 시작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명문대 학연은 한국 못지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명문대의 동문회는 미국 주류사회를 이끄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루트이기도 하다. 지난 한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실무자인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동문임을 알아 본 일화가 소개된 적 있다. 분위기를 바꿔주는 농담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사회에서도 엘리트 연대의식이 강조되는 단면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입시 전형이 기여입학을 제외하고는 미국을 쫓아 만든 제도임을 비춰볼 때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를 모티브로 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여러 비리 의혹으로 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게 사실이다. 앞서 칼럼에서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이제 옛말이 될 정도로 서울대 입학생의 계층 간 장벽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특례 입학’과 ‘학종’을 근본적으로 손보지 않은 이상 ‘SKY캐슬’에 등장하는 ‘쓰앵님’은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조만간 보게 될 가능성을 우리에게도 경고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회의 양극화와 신분 계층의 세습이 고착화되는 금수저 논란은 앞으로 평등과 공정을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들 수 있는 국가적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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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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