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 각종 여론조사서 양 후보 앞서
지역민심은 '경제 살려라' 한목소리
"여당 믿으시라" vs "여당에 속지말라"
[통영·고성=뉴스핌] 김승현 조재완 기자 = 4.3 보궐선거를 이틀 앞두고 부산경남(PK) 지역 국회의원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며 자유한국당을 앞서고 있는 창원성산과 달리, 통영고성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통영고성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후보도 내지 못하며 이군현 전 한국당 의원이 전국 유일 무투표 당선된 지역이다. 그만큼 보수색채가 짙은 곳이지만,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다르다.
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아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내년 21대 총선 승리의 발판이 필요하다.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창원성산 여영국 정의당 후보 지원 못지않게 총력을 기울여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선거 전략은 ‘집권여당 프리미엄’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지역 경제 실정을 집중 거론하며, 여당을 믿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예산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이 통영시 고성군 지역 예산을 적극 밀어주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5일 오후 황교안 당 대표가 오는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통영·고성 정점식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2019. 3. 15 [자유한국당 제공] |
◆ 정 후보, 여론조사서 양 후보 앞서..적극 투표층서는 격차 더 벌어져
정점식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2개에서 모두 양문석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26~27일 MBC경남 의뢰로 통영시, 고성군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5.7%,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4.3%), 정 후보는 57.2%, 양 후보는 29.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정 후보가 62.4%로 양문석 후보보다 33.4%p 높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틀 앞서 조사된 결과에서도 두 후보간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역시 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4~25일 통영시, 고성군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응답률 21.8%,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7%), 정 후보 지지율은 38.2%로 양 후보(31.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 투표층(64.0%)에서 정 후보 지지율은 48.8%로, 양 후보(32.2%)와 격차가 더 컸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양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는 분위기라며 ‘샤이 민주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 30일 통영고성을 찾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 같은 결과에 “유무선 비율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며 “처음엔 아주 열세였다. 지난번 개소식 때 보니 열세였는데 어제오늘 시장 다녀보니 상승하는 분위기다. 주말이 지나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 지역은 원래 보수적인 지역이었기에 민주당 후보 지지하는 ‘샤이’한 분들, 답변 안 하는 분들이 숨어있다고 보고 있다.
기사 본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통영=뉴스핌] 조재완 기자 = 4·3 보궐선거 통영·고성 지역구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연설을 마친 뒤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2019.03.29. chojw@newspim.com |
◆ 지역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 키 포인트..“여당 믿으시라” vs “여당에 속지말라”
통영 고성 지역 유권자들은 한 목소리로 침체된 지역 경제 살리기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보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주문한 것은 지역경제 살리기다. 이 곳에는 한때 세계 16위 규모의 조선소가 있었다.
신아SB조선소는 5000여명 시민들의 생활터전이자 통영 경제를 지탱하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닥친 조선업 불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조선소가 수주 감소로 2015년 폐업한 후 3년이 흘렀지만 불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민주당, 한국당 지도부는 연일 이 지역을 찾아 지역 경제를 살릴 적임자는 자신들의 후보임을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통영 중앙시장을 찾아 “통영에 도착해서 택시기사님을 만났다. ‘너무너무 손님이 없다. 밤에 손님이 없다’ 말씀하신다. 조금 전에 어떤 분을 만났다. 눈물까지 훔치시면서 ‘본인은 너무 장사가 안 되서 죽고 싶은 심정이다. 제발 살려 달라’고 하셨다”며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그는 이어 “통영은 관광의 도시, 역사의 도시, 산업의 도시, 문화의 도시다. 할 게 많이 있다”며 “통영이 지금 굉장히 어렵다. 고용산업 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 기간도 연장해야 하고, 한산도대첩교도 만들어야 한다. KTX도 빨리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저쪽 후보는 괜히 여당이라고는 하지만, 뒤늦게 와서 뭐 해줄 것 같지만 제가 보니 핵심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정점식 후보는 황교안 대표와 친하지만 저하고도 조금 친하다. 제가 보증한다. 국회에서 예산, 정책 확실히 챙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집권여당임을 강조하며 역시 내달 4일 종료되는 경남 통영시와 고성군의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정기간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당정 이해협의를 통해 이 지역 일자리 창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30일 경남 고성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영·고성 경기가 호전되지 않았기에 정부와 협의해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정 기간을 연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확실히 연장되도록 조만간 당정 협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