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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코믹스 표지 아티스트서 회화작가로…제임스 진, '끝없는 여정' 내일 개막

기사입력 : 2019년04월03일 16:09

최종수정 : 2019년04월03일 16:08

4월 4일~9월 1일까지 롯데뮤지움서 전시
DC코믹스 아티스트에서 회화작가로
10m 대형회화 9점·신작 및 500여 점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색채를 표현하는 작가 제임스 진(40). 고도의 테크닉과 환상적인 스토리를 담은 그의 작품이 한국에 온다.

롯데뮤지엄은 '제임스 진, 끝없는 여정' 전시를 이달 4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작가 제임스 진 [사진=롯데뮤지움]

이날 롯데타워에서 진행된 '끝없는 여정' 전시간담회에서 롯데뮤지움 구혜진 수석큐레이터는 "롯데뮤지움은 동시대에 훌륭한 아티스트를 찾고 전시하는게 목표다. 앞서 거장들의 전시와 다르게 젊은 작가, 그리고 대중과 예술을 소통할 수 있는 작가를 찾았다. 제임스 진은 대중과 예술의 관계를 나타낼 수 있는 작가이며 새로운 미술 장르를 대중에 보여줄 수 있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제임스 진은 20대에는 DC코믹스의 표지 아티스트로, 그리고 10년 전 부터는 본격적으로 페인팅 작업을 시작했다. 이 두 경험이 바탕이 된 그의 작품은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것이 특징이다. 대만에서 태어났지만 세살에 미국 뉴저지로 이주해 현재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그는 동양과 서양의 멋을 새롭게 재배합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사자' 포스터 [사진=롯데뮤지움]

그는 영화 포스터 참여도 활발하게 했다. 작가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을 비롯해 '마더' '플레이드 러너 2049'의 포스터를 디자인했다. 올해 7월 개봉하는 한국 영화 '사자' 포스터도 작업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패션브랜드 프라다와 10년에 걸쳐 세 차례 협업을 진행하는 등 지난 20년간 경계 없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제임스 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순수 미술을 할 때와 상업미술 할 때 마음가짐이 다르긴 하다. 선천적으로 예술을 통해 대중과 더 소통하고 싶어서 상업미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업미술을 할 때 완전히 예술적으로 허락하는 브랜드와 작업한다.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Aviary - Red Fire [사진=롯데뮤지움]

프라다와의 작업에 대해서는 "프라다와 협업하며 여러 매체 형식의 작품이 나왔다. 첫 콜라보레이션에서 프라다의 주문은 로맨틱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SF적이고 역사적인 이미지를 부탁해 그렇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제임스 진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코믹북 커버 150점, 드로잉 200점을 비롯해 대형 회화와 조각, 영상 등 총 500여 점이 출품된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10m 길이의 초대형회화 6점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서양의 주제를 결합해 만든 작가 특유의 독특한 도상들과 다양한 시각 예술의 재료와 장르가 집약된 새로운 작품을 소개한다. 주제는 아시아 시각 문화의 모태가 되는 오방색(붉은색, 푸른색, 검은색, 흰색과 노란색)이다. 5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붉은색'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지옥 '인페르노-레드 파이어'(2018)와 붉은 새들이 화면 중심에 가득 차 있는 꿈의 세계 '에이비어리 레드 파이어'(2019)다. 그는 푸른색과 붉은색, 나무와 불길, 어린아이들과 악마라는 상반된 요소를 화면에 조합해 생명과 죽음, 행복과 고통이 혼합된 혼돈의 세계를 보여준다.

Stampede - Blue Wood [사진=롯데뮤지움]

'푸른색'에서는 세 점의 대형 작품을 볼 수 있다. '디센던츠-블루 우드'에서는 국화, 모란, 연꽃이 만발한 무릉도원에서 동자들이 노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가장 순수한 세계를 의미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생명, 탄생을 의미하는 꽃들을 '하강'이라는 죽음의 의미와 결합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인간의 운명을 극대화된 아름다움으로 보여준다.

이 외에도 화려한 색채를 사용해 바다 위의 거대한 배의 모습을 보여주는 '패시지-블루 우드'와 수많은 말의 무리가 동쪽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푸른색의 선만으로 그린 '스탬피드-블루 우드'를 볼 수 있다. '스탬피드-블루 우드'는 서양화의 주제에 청화백자의 안료를 연상시키는 푸른 선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검은색' 섹션에서는 거대한 파도와 물결을 주제로 한 '월풀-블랙 워터'와 '베이더즈-블랙 워터' 등을 볼 수 있다. 작가는 빠져나가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빨려 들어가는 소용돌이와 같은 미지의 에너지를 시각화했다.

Gaia - Yellow Earth [사진=롯데뮤지움]

'흰색과 노란색' 섹션에서는 검은색과 대조적으로 흰색으로 표현된 어린 호랑이를 지키는 어미 호랑이의 모습을 담은 '타이거-화이트 메탈'을 볼 수 있다. 그림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용맹하고 상서로운 호랑이를 볼 수 있다. 작가는 "미국과 멕시코의 정치적 문제로 국경 지역에서 이주자와 그 자녀들을 분리한다는 뉴스를 듣고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섹션에서는 '가이아-옐로우 어스'를 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땅의 여신인 가이아와 용맹스러운 호랑이, 장수와 복을 상징하는 거북이가 등장한다. 이 작품의 주제는 '대지'이며, 유리로 만들어졌다. 유리로 만든 이유는 유리의 원재료가 모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다시 주제인 '대지'와 연결된다.

한편 이날 제임스 진은 동서양의 문화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요즘엔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받고 있다. 예전에는 뉴욕도서관에서 사서가 직접 정리한 이미지를 조합하거나 대조하면서 연구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작품 앞에서 제임스 진 2019.04.03 89hklee@newspim.com

이어 "문명은 초기에는 모두 비슷한 형태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기 다르게 변화하면서 내러티브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향을 받은 작가에 대해서는 "10대 시절에는 한국계 미국인 짐 리다. 그는 나의 우상이었다. 현재는 DC코믹스 임원인데, 함께 일하면서 동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만화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도 언급했다.

'제임스 진, 끝없는 여정'은 9월 1일까지 롯데뮤지움에서 이어지며 월~목요일은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금~일요일은 오전 10시30분~오후 8시30분까지 개장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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