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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7-5) 한국에 러브 콜 보낸 첨단 군수공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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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관계 빛과 그림자...소련해체후 러 군수산업 재정난 심각
군사력 급속 약화...일부 방산기술 내주고 해외자본 유치 추진
미그기-탱크-로켓 공장 전격 공개...한국, 기회 활용못해 아쉬움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한때 우주시대를 선도했던 러시아의 항공우주기술 수준은 지금도 미국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우주기술의 집약체인 인공위성, 미사일, 최신예 항공기 등을 연구, 제조하는 군수산업체 부문은 한동안 휘청거렸으나 근래들어 정치적 안정과 경제력 회복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바이코누르 로이터=뉴스핌] 정윤영 인턴기자 = 3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유인우주선 소유즈 MS-11호가 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발사는 지난 10월 예기치 못한 추락 사고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으며 로켓에는 캐나다의 데이비드 세인트 자크, 러시아의 올레그 코노넨코, 미국의 앤 맥클레인 등 우주비행사 세 명이 올랐다. 2018.12.03.

◆소련해체후 러 군수산업 재정난 심각...민영화 프로그램 위해 한국에 '손짓'    

소련 해체 전후의 절박했던 사정과 비교하면 상전벽해같은 느낌을 준다. 수교 직후 러시아 군수산업계가 한국의 자본투자를 기대하며 한동안 러브 콜을 보낸 일을 되돌아보면 당시 우리의 대응이 치밀하지도 못하고 장기적인 안목도 없었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당시 한-러 방산협력 관련한 상황을 부분적으로나마 복기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련 해체를 전후해 러시아가 자랑해온 군수산업은 기록적인 예산삭감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었다. 일부 군수공장들은 국가경제와 서민생활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존재감을 잃기도 했다. 통계에 따르면 예산삭감으로 90년대 들어서만 1700여개의 군수공장이 문을 닫았다. 그나마 일부 공장은 경쟁력 있는 군사기술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기는 했으나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자 러시아 정부는 군수산업 민영화 프로그램에 경제력이 있어 보이는 한국을 끌어들이기로 하고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우리 측은 러시아의 우수 군사기술을 싼 값에 들여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고 러시아 측은 첨단기술을 제공하더라도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소화할 수도 없을 거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동상이몽이었던 것이다.

당시 러시아군의 실상과 기간산업의 핵을 이루는 군수공장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 지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군수공장은 대체로 군사용과 산업용 두 가지 용도로 쓰이는 기술과 설비를 생산하는데 예산안 삭감과 정부구매 축소로 생산역량이 40% 이상 축소되었다. 이로 인해 기본적인 전력 유지에도 심각한 구멍이 생기게 됐다.

[바이코누르 로이터=뉴스핌] 정윤영 인턴기자 = 3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캐나다의 데이비드 세인트 자크(오른쪽), 러시아의 올레그 코노넨코(중간), 미국의 앤 맥클레인(왼쪽) 등 우주비행사 세 명이 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는 유인우주선 소유즈 MS-11호에 오르고 있다. 이번 발사는 지난 10월 예기치 못한 추락 사고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으며 이들은 약 반년간 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를 예정이다. 2018.12.03.

◆러, 군사력 급속 약화...일부 방산기술 내주고 해외자본 유치 추진

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상군 총 81개 사단 가운데 작전 가능 능력을 갖춘 사단이 94년엔 48개에 불과했고 95년엔 22개로 더욱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도 필수장비와 무기를 22%밖에 지급받지 못했다고 한다. 해군, 공군, 방공군의 경우도 필요한 병력과 장비가 30~40%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러시아군 전체가 부실한 것은 아니다. 최영하 국방무관은 당시 필자에게 러시아군의 일부 부정적인 면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실책 중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무관단이 방문한 모스크바 근교 사단에서 엄정한 군기와 전투훈련, 대단한 화력시험 등을 보고 정예군의 면모를 잃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병사는 먹인만큼 진군한다는데 이 시기의 러시아 군인들은 전성기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소련군과는 대조적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재래식 전쟁조차 제대로 치룰 지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최첨단 방산기밀을 어느 정도 내주고라도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려는 데는 이런 절박감이 있었다. 러시아가 한동안 한국을 방산협력의 주요 대상으로 삼아 들이댄 것은 한마디로 돈벌이 때문이었다.

코코신 제1차관이 목소리를 높여 한국과의 합작약속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방산계통 첨단과학시설과 군수공장들 가운데 대표적인 몇 곳을 간단히 소개한다.

모스크바 근교에 위치한 최첨단 전투기 미그-29기 제작 공장에 한국의 군고위관계자와 방산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방문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외국인에게는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옛 소련의 비밀병기의 하나인 미그-29기의 성능과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 당시 미국은 비상한 첩보작전을 펴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도 미그-29기의 비밀이 통째로 그리고 공짜로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되면서 동독 공군이 보유하던 미그-29기가 고스란히 미국에 인도된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최정예 전투기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중전을 실험한 결과 미그기의 우세로 판정될 정도로 성능이 우수했다고 한다.

러시아 미그29 전투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러, 미그기-최첨단 탱크-로켓 공장 공개...한국, 기회 활용못해 아쉬움   

코코신은 그런 미그기 공장을 속속들이 한국측 인사들에게 보여주고 기술협력과 합작프로젝트를 진지하게 협의했으나 성과는 전혀 없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심지어 러시아 측은 차관상환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최신 미그기를 편대단위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제의도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당시 한국의 입장은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지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레닌그라드(상트 페테르부르그)에 소재한 키로프공장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첨단탱크 T-80을 생산하는 군수공장이다. 이곳을 방문한 한국 방산기술자들이 장갑의 합금배합 비밀을 알려줄 수 있겠느냐고 하자 러시아 측은 한국이 투자를 하면 배합의 비밀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기술자는 한국의 기술수준으로는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 측의 비웃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협상은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최첨단 로켓 공장의 경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모스크바 시내에 위치한 후르니체프 로켓 공장을 찾은 한국 방산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수준을 고려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이 공장을 둘러본 한국인들은 거대한 공장 내부를 각종 미사일로 꽉 채울 정도로 위용을 자랑하는 시설을 보고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의 숲속에 이런 엄청난 규모의 최첨단 군수공장이 들어선 자체가 놀랍고 신기했다. 재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러시아 측은 기술합작도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몇 차례 논의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진전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의 첫 우주로켓(나로호) 발사체를 이 공장에서 제작하게 되었고 몇 차례 우여곡절 끝에 2013년 성공적으로 발사하기에 이른다. 러시아 미사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북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나라에 주어진 절호의 기회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도 미국의 견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가린우주비행센터에서 우주복을 입어본 필자. 1992.03. [사진=뉴스핌DB] 

◆러, 첨단우주과학연구기지 최고기밀 제공...한국은 우주인 양성 시늉만 

모스크바 북서쪽 35km에 위치한 슈첼코프스키 지역에 있는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영어로는 ‘star city’로 알려져 있다)라는 첨단우주과학연구기지가 있다. 기지 내의 가가린 우주비행센터도 한국인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었다. 우주조종사를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곳인데 재정조달을 위해 드물지만 외국인의 우주 조종훈련도 위탁받아 시행하기도 한다.

우주비행센터 책임자인 현역 공군소장은 필자를 포함한 한국 방문객들에게 내부 시설을 직접 구석구석 안내하면서 한국과의 합작프로젝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중력 실험 등 조종사 훈련 과정은 물론이고 우주선 내부시설,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인과의 통화 실연 등 최고기밀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었다.외국인에게 보안을 요하는 첨단시설을 이렇게 막 보여주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는 정부 예산지원이 대폭 삭감돼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과의 합작이 꼭 성사되길 바란다고 거듭 말했다.

당시 가가린 우주비행센터가 얼마나 돈벌이에 급급했는지 실례로 들어본다. 우주에 장기 체공중인 미르(러시아 우주정거장)의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영상통화하려면 3분에 최소 1만달러(초당 50달러 이상으로, 당시 모스크바국립대학교수의 한 달 급여가 50달러 수준이었음)의 비용을 내야한다. 또 ‘별의도시’ 전반을 심층취재하려면 5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당시 국내 모 방송사에서 러시아 우주선에 특파원을 탑승, 취재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과도한 비용 요구로 무산되기도 했다.

어쨌든 필자가 보기에, 그 당시 우리에게 우주개발과 관련한 특별 계획이 있을 리 없고, 단지 호기심 때문에 둘러보는 정도였다고 생각된다. 한참 세월이 지나서야 우리나라는 우주인을 양성한다며 몇 명의 조종사후보를 가가린센터로 보낸 바 있다. 최종적으로 이소연씨가 선정돼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호를 타고 우주로 비행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이소연씨는 10일간 우주에 머물며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 하지만 그뿐, 한 번으로 끝이었다. 2018년 1월 이소연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정부의 우주인 배출사업이 만들어낸 ‘보여주기식 상품’에 불과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92년 3월 모스크바 근교의 우주과학도시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내 가가린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 한국과학기술관계자들과 필자가 공군장성인 우주비행센터 소장과 담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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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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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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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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