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중국 특파원

속보

더보기

[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7-5) 한국에 러브 콜 보낸 첨단 군수공장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러 관계 빛과 그림자...소련해체후 러 군수산업 재정난 심각
군사력 급속 약화...일부 방산기술 내주고 해외자본 유치 추진
미그기-탱크-로켓 공장 전격 공개...한국, 기회 활용못해 아쉬움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한때 우주시대를 선도했던 러시아의 항공우주기술 수준은 지금도 미국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우주기술의 집약체인 인공위성, 미사일, 최신예 항공기 등을 연구, 제조하는 군수산업체 부문은 한동안 휘청거렸으나 근래들어 정치적 안정과 경제력 회복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바이코누르 로이터=뉴스핌] 정윤영 인턴기자 = 3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유인우주선 소유즈 MS-11호가 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발사는 지난 10월 예기치 못한 추락 사고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으며 로켓에는 캐나다의 데이비드 세인트 자크, 러시아의 올레그 코노넨코, 미국의 앤 맥클레인 등 우주비행사 세 명이 올랐다. 2018.12.03.

◆소련해체후 러 군수산업 재정난 심각...민영화 프로그램 위해 한국에 '손짓'    

소련 해체 전후의 절박했던 사정과 비교하면 상전벽해같은 느낌을 준다. 수교 직후 러시아 군수산업계가 한국의 자본투자를 기대하며 한동안 러브 콜을 보낸 일을 되돌아보면 당시 우리의 대응이 치밀하지도 못하고 장기적인 안목도 없었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당시 한-러 방산협력 관련한 상황을 부분적으로나마 복기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련 해체를 전후해 러시아가 자랑해온 군수산업은 기록적인 예산삭감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었다. 일부 군수공장들은 국가경제와 서민생활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존재감을 잃기도 했다. 통계에 따르면 예산삭감으로 90년대 들어서만 1700여개의 군수공장이 문을 닫았다. 그나마 일부 공장은 경쟁력 있는 군사기술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기는 했으나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자 러시아 정부는 군수산업 민영화 프로그램에 경제력이 있어 보이는 한국을 끌어들이기로 하고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우리 측은 러시아의 우수 군사기술을 싼 값에 들여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고 러시아 측은 첨단기술을 제공하더라도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소화할 수도 없을 거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동상이몽이었던 것이다.

당시 러시아군의 실상과 기간산업의 핵을 이루는 군수공장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 지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군수공장은 대체로 군사용과 산업용 두 가지 용도로 쓰이는 기술과 설비를 생산하는데 예산안 삭감과 정부구매 축소로 생산역량이 40% 이상 축소되었다. 이로 인해 기본적인 전력 유지에도 심각한 구멍이 생기게 됐다.

[바이코누르 로이터=뉴스핌] 정윤영 인턴기자 = 3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캐나다의 데이비드 세인트 자크(오른쪽), 러시아의 올레그 코노넨코(중간), 미국의 앤 맥클레인(왼쪽) 등 우주비행사 세 명이 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는 유인우주선 소유즈 MS-11호에 오르고 있다. 이번 발사는 지난 10월 예기치 못한 추락 사고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으며 이들은 약 반년간 우주정거장(ISS)에 머무를 예정이다. 2018.12.03.

◆러, 군사력 급속 약화...일부 방산기술 내주고 해외자본 유치 추진

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상군 총 81개 사단 가운데 작전 가능 능력을 갖춘 사단이 94년엔 48개에 불과했고 95년엔 22개로 더욱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도 필수장비와 무기를 22%밖에 지급받지 못했다고 한다. 해군, 공군, 방공군의 경우도 필요한 병력과 장비가 30~40%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러시아군 전체가 부실한 것은 아니다. 최영하 국방무관은 당시 필자에게 러시아군의 일부 부정적인 면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실책 중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무관단이 방문한 모스크바 근교 사단에서 엄정한 군기와 전투훈련, 대단한 화력시험 등을 보고 정예군의 면모를 잃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병사는 먹인만큼 진군한다는데 이 시기의 러시아 군인들은 전성기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소련군과는 대조적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재래식 전쟁조차 제대로 치룰 지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최첨단 방산기밀을 어느 정도 내주고라도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려는 데는 이런 절박감이 있었다. 러시아가 한동안 한국을 방산협력의 주요 대상으로 삼아 들이댄 것은 한마디로 돈벌이 때문이었다.

코코신 제1차관이 목소리를 높여 한국과의 합작약속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방산계통 첨단과학시설과 군수공장들 가운데 대표적인 몇 곳을 간단히 소개한다.

모스크바 근교에 위치한 최첨단 전투기 미그-29기 제작 공장에 한국의 군고위관계자와 방산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방문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외국인에게는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옛 소련의 비밀병기의 하나인 미그-29기의 성능과 구조를 알아내기 위해 당시 미국은 비상한 첩보작전을 펴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도 미그-29기의 비밀이 통째로 그리고 공짜로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되면서 동독 공군이 보유하던 미그-29기가 고스란히 미국에 인도된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최정예 전투기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중전을 실험한 결과 미그기의 우세로 판정될 정도로 성능이 우수했다고 한다.

러시아 미그29 전투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러, 미그기-최첨단 탱크-로켓 공장 공개...한국, 기회 활용못해 아쉬움   

코코신은 그런 미그기 공장을 속속들이 한국측 인사들에게 보여주고 기술협력과 합작프로젝트를 진지하게 협의했으나 성과는 전혀 없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심지어 러시아 측은 차관상환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 최신 미그기를 편대단위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제의도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당시 한국의 입장은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지만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레닌그라드(상트 페테르부르그)에 소재한 키로프공장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첨단탱크 T-80을 생산하는 군수공장이다. 이곳을 방문한 한국 방산기술자들이 장갑의 합금배합 비밀을 알려줄 수 있겠느냐고 하자 러시아 측은 한국이 투자를 하면 배합의 비밀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기술자는 한국의 기술수준으로는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 측의 비웃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협상은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

최첨단 로켓 공장의 경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모스크바 시내에 위치한 후르니체프 로켓 공장을 찾은 한국 방산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수준을 고려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하는 이 공장을 둘러본 한국인들은 거대한 공장 내부를 각종 미사일로 꽉 채울 정도로 위용을 자랑하는 시설을 보고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의 숲속에 이런 엄청난 규모의 최첨단 군수공장이 들어선 자체가 놀랍고 신기했다. 재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러시아 측은 기술합작도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몇 차례 논의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진전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의 첫 우주로켓(나로호) 발사체를 이 공장에서 제작하게 되었고 몇 차례 우여곡절 끝에 2013년 성공적으로 발사하기에 이른다. 러시아 미사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북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나라에 주어진 절호의 기회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도 미국의 견제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가린우주비행센터에서 우주복을 입어본 필자. 1992.03. [사진=뉴스핌DB] 

◆러, 첨단우주과학연구기지 최고기밀 제공...한국은 우주인 양성 시늉만 

모스크바 북서쪽 35km에 위치한 슈첼코프스키 지역에 있는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영어로는 ‘star city’로 알려져 있다)라는 첨단우주과학연구기지가 있다. 기지 내의 가가린 우주비행센터도 한국인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었다. 우주조종사를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곳인데 재정조달을 위해 드물지만 외국인의 우주 조종훈련도 위탁받아 시행하기도 한다.

우주비행센터 책임자인 현역 공군소장은 필자를 포함한 한국 방문객들에게 내부 시설을 직접 구석구석 안내하면서 한국과의 합작프로젝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중력 실험 등 조종사 훈련 과정은 물론이고 우주선 내부시설,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인과의 통화 실연 등 최고기밀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었다.외국인에게 보안을 요하는 첨단시설을 이렇게 막 보여주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는 정부 예산지원이 대폭 삭감돼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과의 합작이 꼭 성사되길 바란다고 거듭 말했다.

당시 가가린 우주비행센터가 얼마나 돈벌이에 급급했는지 실례로 들어본다. 우주에 장기 체공중인 미르(러시아 우주정거장)의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영상통화하려면 3분에 최소 1만달러(초당 50달러 이상으로, 당시 모스크바국립대학교수의 한 달 급여가 50달러 수준이었음)의 비용을 내야한다. 또 ‘별의도시’ 전반을 심층취재하려면 5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당시 국내 모 방송사에서 러시아 우주선에 특파원을 탑승, 취재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과도한 비용 요구로 무산되기도 했다.

어쨌든 필자가 보기에, 그 당시 우리에게 우주개발과 관련한 특별 계획이 있을 리 없고, 단지 호기심 때문에 둘러보는 정도였다고 생각된다. 한참 세월이 지나서야 우리나라는 우주인을 양성한다며 몇 명의 조종사후보를 가가린센터로 보낸 바 있다. 최종적으로 이소연씨가 선정돼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호를 타고 우주로 비행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이소연씨는 10일간 우주에 머물며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 하지만 그뿐, 한 번으로 끝이었다. 2018년 1월 이소연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정부의 우주인 배출사업이 만들어낸 ‘보여주기식 상품’에 불과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92년 3월 모스크바 근교의 우주과학도시 '고로독 즈베즈드이'(별의 도시) 내 가가린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한 한국과학기술관계자들과 필자가 공군장성인 우주비행센터 소장과 담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안세영, 왕즈이 잡고 말레이오픈 3연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장착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년 첫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 안세영은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56분 만에 게임 스코어 2-0(21-15, 24-22)으로 물리치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0만1500달러(1억3000만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 [사진=BWF] 2026.01.11 psoq1337@newspim.com 지난 해 8차례 만나 모두 왕즈이를 제압했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호 상대 전적 17승 4패가 됐다. 왕즈이는 지난해 12월 21일 왕중왕전 결승에서 패한 뒤 "안세영은 항상 모든 나라 선수들에게 롤모델"라며 믹스트존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눈물을 쏟았다. BWF 관계자조차 "왕즈이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할 만큼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이번 대회는 안세영에게 긍정적인 변수가 많았다. 8강에서 맞붙을 예정이던 세계 3위 한웨이(중국)가 감기 몸살로 기권했고 준결승에서 최대 난적인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의 기권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 왕즈이는 이날 경기 전 "안세영은 허점이 거의 없는, 매우 철저하고 완성도 높은 선수"라며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범실을 쏟아내며 1-5까지 밀렸다. 뒤늦게 리듬을 찾은 안세영은 하프 스매싱을 앞세워 득점을 쌓아 10-11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휴식 후 특유의 송곳샷이 살아나며 역전했고 셔틀콕을 상대 엔드 라인과 사이드 라인 위에 떨어뜨리며 21-15로 게임을 잡았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11일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BWF SNS 동영상 캡처] 2026.01.11 psoq1337@newspim.com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11일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WF SNS 동영상 캡처] 2026.01.11 psoq1337@newspim.com 2게임에선 짜릿한 뒤집기쇼를 펼쳤다. 9-17까지 밀려 패색이 짙었으나 수비와 길게 가져가는 랠리로 추격에 나섰다. 왕즈이가 20-19로 먼저 게임 포인트에 들어갔지만 안세영이 듀스를 만들고 23-22로 앞선 뒤 대각 스매시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뽑았다. 2026년을 여는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안세영은 환호하는 말에이시아팬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1-11 14:46
사진
'중밀도 도심블록형주택' 띄웠지만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가 신속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도심 저층 주거지를 활용한 중밀도 주택단지인 이른바 '도심 블록형 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구상 중인 도심 블록형 주택은 공공재개발 방식을 일부 차용한 사업 모델로, 토지를 수용한 뒤 공공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토지 및 주택 소유주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책임지는 이주 대책을 정부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행정·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중밀도 주택 특성상 용적률이 제한돼 주택 공급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도심 내 고비용 구조를 감안할 경우 공급 확대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용과 임대주택 건설을 전제로 할 경우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재정 부담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특화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밀도 도심 블록형 주택 사업은, 현재 거론되는 '수용 후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정책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비해 실질적인 공급 효과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AI 작성 이미지 도심 블록형 주택은 35층 가량 고밀도로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저층 다가구 밀집지역을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밀도의 의미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10층 미만의 새로운 공동주택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령의 다세대주택(빌라) 규정대로 5층 이하로 지어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단지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일종의 타운하우스 단지와 유사한 새로운 중간 주거 유형으로 짓는다는 구상도 나온다. 이 모델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검토 중인 새로운 주택 모델로 알려졌다. 국건위는 도심 블록형 주택이 당장 추가 공급대책 물량이라기보다 단지형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 사이에 새로운 건축 모델을 제시하는 중장기 구상이라고 밝혔다. 저층 주거지를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는 빠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에서 "전세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심 블록형 주택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9일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특화주택 도입을 위해 올 1분기 중 근거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록형 주택은 윤석열 정부 때 나온 '뉴:빌리지' 사업을 개편한 사업으로 꼽힌다. 뉴빌리지는 전면적인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독, 빌라촌 등 저층 주거지역에서 민간이 주택을 정비할 경우 금융·제도적 인센티브와 공공의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도심 블록형 주택은 뉴빌리지와 달리 공공개발이란 특성을 갖는다. 뉴빌리지가 높은 분담금이나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자력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도심 블록형 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도심내 저층주거지를 대상지로 지정해 토지를 수용한 뒤 재정을 투입해 최대 10층 이내 임대 주택을 짓는 소규모 공공재개발사업이다. 임대주택이 완공되면 임대사업은 사회적 기업이 대행한다.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도입한 사회주택과 똑같은 방식이다. 도심지역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며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제도인 셈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은 정부의 강제성이 없으면 사회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후 저층주거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먼저 높은 분담금 때문이며 입주까지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수용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이같은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보상금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시절부터 LH의 매입임대주택사업에서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액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매입임대주택사업의 보상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도심지는 수도권 신도시 후보지와 달리 토지비용이 월등히 높으며 실제 거주하는 인구도 훨씬 많다. 이 때 보상금액을 '합리적'으로 낮추면 소유주들은 수용을 반대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힘들어진다. 수용당한 주민들에게 새로 지어질 도심 블록형 주택의 입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면 분양가가 문제가 될 것이며 임대주택이 절반 이상이고 중밀도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재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이는 공급자인 정부와는 상관없지만 해당 소유주들에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민간 재정비사업에선 세입자 이주문제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하지만 도심 블록형 주택사업은 공공사업인 만큼 정부가 직접 해결해줘야한다. 정부는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추진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에 강력한 이주대책을 주문했고 이의 부실을 이유로 분당신도시 등은 지정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추가 임대주택을 확보해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울러 중밀도로 지어지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실제 순증하는 주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높은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재개발사업으로 고품질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주거 개선 소원은 완전히 좌절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밀도로 개발해서 소유주에게 분양주택을 주고 나머지는 임대로 제공해야할텐데 막대한 재정을 들여 토지 수용 후 중밀도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주택공급 확대와 관련이 없다"며 "시장이 순응할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01-11 06: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