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 드라마 한 편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제목처럼 슬픔을 나눠 위로와 공감을 만드는 것이 작품의 기획 의도다.
4일 서울 강남 임피리얼팰리스에서 JTBC ‘아름다운 세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찬홍 PD, 박희순,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이 참석해 드라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아름다운 세상'은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박희순(왼쪽부터),추자현,박찬홍 감독,조여정,오만석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19.04.04 pangbin@newspim.com |
박 PD는 “3년 만에 새 작품이다. ‘기억’ 때 같이 한 김지우 작가와 그간 어떤 작품을 할지 치열한 고민을 했다. 결국 선생님 의도대로 학교폭력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사례를 가지고 제작한 건 아니다. 처음에 작가가 학교폭력을 다룬다고 했을 때는 반대했다. 사회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안 되기 때문에 연출자로서 걱정이 됐다. 그래도 작가님이 하자고 해서 결국엔 함께 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희순과 추자현은 극중 학교폭력 피해자 박선호(남다름)의 부모를 연기한다. 추자현은 무려 10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다. 박희순도 4년 만에 ‘아름다운 세상’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이날 박희순은 “드라마는 많이 찍어보지 못해 익숙지가 않다. 그래서 긴장도 되고 낯설다. 좋은 팀을 만나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자현 역시 “여러 생각이 들었다. 1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드디어 준비한 걸 선보이는 날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추자현(왼쪽부터),박희순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19.04.04 pangbin@newspim.com |
오만석은 극중 가해자의 부모이자, 세아교육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다. 최근 사회에서 갑질 논란이 일었던 만큼, 실존 인물을 참고했을 법했지만 오만석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은 것은 아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모델로 삼으려고 하지 않아도 많은 뉴스와 사건을 통해 갑질 폭력이 전해지고 있다. 누군가를 모델로 삼으려면 다른 문제로 모델이 생기더라. 그래서 저를 믿고 제 안에 또 다른 악의 본능을 따랐다. 대본도 독특하고 재밌게 나왔다. 대본에 모델이 있다”고 답했다.
조여정도 극중 가해자의 부모를 연기한다. 아들의 잘못을 분명히 알고 있으나,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방관하는 캐릭터다.
그는 “조심스럽고 어려운 주제다. 극중 ‘모든 것이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문장이 와 닿았다. 비록 가해자의 부모지만 이것 또한 모성의 다른 이름이 되는 것 같다. 완전하지 못한 모성, 완전하지 못한 어른들의 사랑이라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JTBC는 최근 ‘SKY캐슬’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해당 작품은 명문대에 목숨 거는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를 짚었다. 학교폭력 역시 학교 이슈인 만큼, ‘아름다운 세상’도 비슷한 관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PD는 다만 두 드라마의 결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SKY캐슬’은 전무후무한 작품이다. 다만 우리 작품은 결이 다르다. 무거운 주제를 연출하는데, 제가 걸림돌이 될까 주저했다. 등장인물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 실제 인생이 NG없이 살진 못한다. 우리 인생이 원래 NG가 포함돼 있다. 드라마에서 그걸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사소한 부분들도 넣었다. 또 사람들이 자기 의도대로 살 순 없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찍힌 장면도 넣었다. 정말 발버둥치면서 찍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배우 조여정(왼쪽부터),오만석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19.04.04 pangbin@newspim.com |
박희순은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남다른 감정도 전했다. 박희순은 “작게 생각하면 학교 폭력이지만, 크게 생각하면 여러 폭력 안에서 자의가 아닌 타의로 희생자가 되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또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힘을 합쳐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이런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우리도 피해자, 혹은 가해자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세상을 고쳐가기 위해 보탬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학교 내 폭력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다. 이런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학교 폭력에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각종 논란을 통해 자신들의 아픔을 또 한번 상기시키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 박 PD는 “폭력 사건에는 피해자, 가해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대체로 사건사고가 생기면 이것들을 무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슬픔을 나눈다는 것, 애도한다는 것은 끝이 없다. 그 슬픔은 끝없이 나눠야 공감이 되고 배려가 된다. 그게 사회를 조금 더 부드럽고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다. 이게 저희 드라마가 추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PD는 “이 작품은 어른들의 뼈아픈 성장 드라마다. 이걸 보고, 자신은 이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라고 덧붙였다.
16부작으로 편성되는 ‘아름다운 세상’은 오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에 시청자와 만난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