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섭 비대위원장 "청원서에도 진전 없을 경우 미국으로 갈 것"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에 대한 대북제재 제외 요청이 담긴 청원서를 보냈다. 기업인들은 공단 재개를 호소하기 위해 오는 4월말 방미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8일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기섭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입주기업인 20여 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는 청원서를 직접 발표했다.
대표로 청원서를 읽은 정 위원장은 "지난 2016년 2월 공단폐쇄로 인한 경영난 가중으로 우리 입주 기업인들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우리는 커다란 기대감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회담을 지켜봤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은 남북 대결의 완충지대가 되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해왔고, 제재예외가 이뤄진다면 앞으로도 비핵화의 강력한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개성공단을 비롯해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제재예외결정을 내려주시기를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업인들이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한 청원서는 미국 정부에 전달돼 공식 답변을 받을 예정이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08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
발표에 앞서 정 위원장은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대통령이 아닌 미국 대통령에게 청원하는 것이 안타깝고 비참하다"며 "시설 점검을 위해 공단을 방문하는 것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차가운 반응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정 위원장은 "청원서 전달도 전에 공단 재개가 어렵다는 미국의 답변을 듣게돼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기업인들은 이번 청원서에도 진전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방미를 계획중이라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만나줄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 직접 가서 우리의 사정을 직접 알려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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