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감산보다 생산 라인 최적화로 생산량 조절"
"2분기 말부터 서버 D램 등 수요 회복 기대"
"EUV 7나노 제품 생산...파운드리 사업 이익률 늘 것"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가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영향을 받고 있는 D램의 생산을 효율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위적 감산이 아닌 생산 라인 최적화 전략으로 재고 수준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추이. |
30일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재고 수준이 전분기 대비 늘었다"며 "줄어든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재고 안정화를 위해 D램 생산라인 최적화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급격하게 증가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했지만 업황 둔화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 업체들은 시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위적 감산 정책을 내놨지만 삼성전자는 효율화 작업을 통해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설비 재배치 등의 라인 최적화는 평상시에도 진행하는 일반적인 과정이지만 이번엔 적극 진행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생산 규모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생산 규모 변화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어 "평택 2기 신규 팹 가동 시기도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올해는 신규 증설보다 공정 전환을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말부터 시장 회복세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서버 D램 수요 증가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이 때부터 이뤄진다는 예측에서다. 다만 하락세에 접어든 가격의 반등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되면서 현재는 재고가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로 인해 2분기부터 구매가 재개돼, 하반기에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평균판매가(ASP)는 20% 중반가까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낸드의 경우 1분기 빗그로스는 한자리수 중반이며, ASP는 20% 중반 하락했다.
2분기 D램 시장 수요 빗그로스는 10% 초반, 연간으로는 10%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의 시장 수요 빗그로스는 2분기 10% 중반, 연간으로는 30% 초반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관측에 대해 "당사는 D램, 낸드의 연간 빗그로스가 시장 성장 수준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모바일 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 연평균 성장률을 시장보다 높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마존에 공급한 서버 D램 1X(10나노 후반대)에서 발생한 품질 이슈에 대해서는 "손실 규모가 크지 않고, 2분기에까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장기적으로 이익률의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 극자외선(EUV) 7나노 모바일 제품을 출하한데 이어 6나노 설계를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초기 투자비 부담이 있지만 규모 증대가 일어날 예정이라 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나아가 5나노, 4나노 등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 마진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1분기 적자를 낸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우에는 제품과 고객군을 다양화 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갤럭시S10 판매 호조로 1분기 두자리수 마진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새로 출시한 갤럭시A 시리즈가 가격 경쟁력 등을 갖추고 있어 판매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적으로는 갤럭시S10 시리즈의 꾸준한 판매와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노트가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출시를 연기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변경된 일정을 공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조4000억원으로 14% 줄었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줄었다. 매출액은 14조47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5600억원의 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6조1200억원이다.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를 담당하는 IM부문 영업이익은 2조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대부분의 사업이 실적 하락을 보인 가운데 유일하게 가전 사업만 호조를 보였다. CE 부문은 프리미엄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1분기 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10조원으로 3% 늘었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단위:십억원). |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