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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일왕의 외동딸도 왕좌에?..승계자 문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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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제126대 덴노(天皇·일왕)가 즉위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1일 왕위의 안정적 계승을 위한 검토를 올 가을부터 시작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새 왕이 즉위일에 그의 후사를 논할 만큼, 일본 왕실의 후계가 불안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가 논의할 계승 방안에서 관심 초점은 '여성 덴노'로 모인다. 왕실전범에서 인정하는 계승 자격자 수가 3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성에게도 덴노 자격을 줘야 한다는 논리다.

재미있는 건 일본에서 여성 덴노 논의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나루히토(徳仁) 당시 왕세자가 외동딸 아이코(愛子)공주를 낳으면서 진행됐던 여성 덴노 논의는, 2006년 남성 왕족 히사히토(悠仁)왕세손이 탄생하면서 없던 일이 됐었다. 

그렇다면 10년도 더 지난 지금 왜 다시 여성 덴노 논의가 나오는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안정적 왕위 계승이다. 하지만 한 번 사장된 논의를 다시 끌고나온 직접 원인은 차남가,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秋篠宮文仁) 일가에 있다. 

나루히토(徳仁) 일왕이 1일 즉위 행사 '소쿠이고초켄노기'(即位後朝見の儀)에서 첫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들낳아 기세등등하던 차남가…'생전양위'에 뒤통수

아이코 공주의 즉위를 위한 여성 덴노 논의가 이뤄지던 2006년 2월,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차남 후미히토(文仁) 부부는 임신 사실을 발표한다. 그해, 40여년만의 남성 왕족 히사히토가 태어난다. 

이후 일본 왕실의 서열이 심각하게 흔들린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하던 후미히토 일가의 위상이 올라갔다. 동시에 딸밖에 낳지 못한, 게다가 적응장애로 공무에도 나서지 못하는 마사코(雅子)당시 왕세자비는 비난의 대상이 됐다. 왕세자 일가에 대한 시선도 싸늘해졌다.

원래도 왕세자를 맘에 들어하지 않았던 우익들은 차남가를 띄웠다. 우익 성향이 강한 궁내청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손을 잡고 왕세자를 깍아내리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내는 한편, 왕실 행사에서도 후미히토를 돋보이게 하면서 왕실 서열을 흔들었다. 왕세자가 아닌, 후미히토의 즉위를 노리면서 말이다. 

우익계열 주간지도 하루가 멀다하고 왕세자 일가에 대한 추측성 비난기사를 쏟아내며 왕세자 일가의 자질을 문제삼았고, 넷우익도 아이코 공주의 외모를 문제삼으며 비난했다. 전국민적 비난에 중학생 시절 아이코 공주는 거식증에 걸려 주변의 우려를 사기까지 했다. 

반대로 차남가는 일본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귀한 남성 후손을 낳아 왕실의 걱정을 덜어준데다, 후미히토의 부인인 키코(紀子)비는 마사코 당시 왕세자비가 못하는 공무까지 임하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왕세자와 후미히토의 역전은 급기야 '왕세자 자진 퇴위' 주장으로까지 이어진다. 2013년 야마오리 데쓰오(山折哲雄)라는 종교학자가 월간지에 "황태자 전하 퇴위하십시오"을 월간지에 기고했다. 아들이 없으니 후사를 위해 물러나란 것이었다. 일본 분위기 상 일반인이 왕실과 관련된 극단적 주장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그 뒤에 후미히토와 궁내청이 있단 사실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후미히토 일파의 기세는 2016년 아키히토 상왕이 생전 양위 발표로 꺾이게 된다. 그동안 덴노 부부는 후미히토 친왕의 안하무인 행동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후미히토와 극우세력은 덴노 부부가 자신들을 용인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덴노의 생전 양위 의사는 사실 상 '후미히토가 무슨 일을 하든 왕위는 나루히토'란 선언이었다. 그간 후미히토의 안하무인격 행동이 '덴노가 되고싶다'고 공개 시위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에겐 뼈아픈 일이었다. 덴노 부부는 후미히토를 지지해서 하극상을 방임한 게 아니었다. 하극상을 '굳이' 제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왕위를 정해놨단 뜻이었다. 

나루히토(德仁) 일본 왕세자 부부가 13일 도쿄에서 열린 '헬시 소사이어티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오는 5월 1일 일왕에 즉위한다.[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마코공주의 결혼소동, 후미히토 일가 실체를 드러내다

후미히토 일가의 기는 죽었지만, 왕위에 대한 희망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생전 양위로 인해 왕세자의 즉위가 확정됐지만, 후미히토 친왕은 왕세자에 준하는 '황사' 직위를 얻기 때문이었다. 왕세자에게 아들이 없는 이상 나루히토-후미히토-히사히토 순으로 왕위는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희망을 끊어버린 일이 발생했다. 장녀인 마코공주의 결혼소동이었다. 2018년 2월 일본 궁내청은 11월에 예정됐던 마코 공주의 결혼을 2020년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덴노 일가의 결혼 날짜는 지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가 아니고서는 결코 미뤄지지 않기 때문에 전례 없는 일이었다.

이는 마코 공주의 예비 약혼자 고무로 게이(小室圭)의 집안 문제 때문이었다. 고무로 게이의 어머니인 고무로 가요(小室佳代)가 과거 교제 중이던 남성과 얽힌 금전문제가 논란이 된 것이다. 게다가 가요는 금전문제를 왕실에서 해결해달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분노했다.  

또 고무로 게이의 아버지는 젊은 나이에 분신 자살했고,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도 아버지의 자살 후 얼마 안돼 사망했단 사실도 알려졌다. 게다가 고무로 가요가 폭력단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부상했다. 이들 가족이 사이비 종교로 보이는 신흥종교를 믿는다는 의혹도 나왔다. 

일반적인 결혼에서도 문제로 삼을 수 있는 조건이 연이어 나오자, 일본 내에서는 후미히토 일가가 약혼 발표 전에 신원 조사도 안한 거냐는 비난이 나왔다. 

특히 일본 여성 왕족은 결혼과 동시에 평민이 되기 때문에 지참금 느낌의 일시금이 세금에서 지불된다. 이 금액은 약 10억원 정도로 알려져있는데, 일본 국민 입장에선 수많은 의혹을 가진 고무로 가문에 세금을 갖다바친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공주가 평민이 된다고 해도, 여전히 일본 내에선 유명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무로 집안이 왕실의 권위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었다. 

약혼 예정 발표 당시 마코 공주(우)와 고무로 게이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지만 후미히토 일가와 궁내청은 여론의 반대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코 공주는 고무로와의 결혼을 고집했고, 후미히토는 방임했다. 아니, 되레 고무로 게이에게 특혜를 붙여주기 시작했다.결혼이 연기되고 미국 포덤대학 로스쿨로 유학을 떠나는 고무로에게 후미히토 일가는 고액의 경호원을 붙였고, 지금도 경호비를 지출하고 있다. 당연히 국민 세금으로 지출하는 돈이다.

게다가 후미히토 친왕 부부가 고무로를 왕실로 불렀을 때 취재진을 피한다는 이유로 동궁 정문을 통해 들어 오게 한 것도 문제였다. 동궁 정문을 일반인이 지나가려면 덴노나 왕세자 부부의 허가가 있어야 하지만 후미히토는 허가를 받지 않았다. 여론은 폭발했다.

여론이 등을 돌리자 그동안 애써 잠재워왔던 후미히토 일가의 비리가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후미히토 친왕이 2006년 아들을 낳은 이후 일본 국민들이 애써 눈감아왔던 문제들이 말이다.

일본 왕위 서열 3위인 히사히토(悠仁) 왕세손이 4월 8일 오차노미즈여대 부속 중학교 입학 당시 모습. 양 옆은 아버지 후미히토(文仁) 왕자와 어머니 기코(紀子) 왕자비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부정입학' 후미히토 일가 vs '엘리트' 왕세자 가문

가장 큰 문제는 후미히토 일가의 '특권 의식'이었다. 이 특권의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가 세 자녀의 부정입학이다. 

우선 후미히토 본인부터가 낮은 성적임에도 특혜를 받아 가쿠슈인(学習院)대학에 입학했다. 후미히토가 입학한 해 커트라인이 후미히토에게 맞춰져 입학정원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로 취급받고 있다.

후미히토의 두 딸인 마코 공주와 카코 공주도 성적이 안좋은 건 마찬가지였다. 이들 역시 본인의 실력으로는 입학하지 못했을 명문 대학인 국제기독교대학(ICU)를 특례로 들어갔다. 하지만 입학만 했을 뿐, 이후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두 공주 모두 성적이 최하위권이었다. 

막내아들인 히사히토도 마찬가지였다. 히사히토는 왕족들이 다니는 가쿠슈인 유치원·소학교가 아닌 다른 유치원과 학교를 다녔는데, 그 이유로 성적이 너무 낮아 입학할 수 없었다는 설이 제기됐다. 게다가 오차노미즈(お茶の水)여대 부속 유치원에 들어갈 때, 유일하게 무시험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다만 그때는 후미히토 일가에 대한 호감이 높아 유야무야됐다. 

그리고 2018년, 히사히토가 명문 중학교인 쓰쿠바(筑波)대학 부속 중학교를 특혜로 입학하려 한다는 의혹이 일면서 불만이 폭발됐다. 이전에도 인터넷에서 이들 삼남매를 '바보 삼남매'라고 조롱하는 글이 심심치 않을 정도였지만, '귀한 왕손을 낳은 집안'이란 이유로 유야무야됐었다. 하지만 마코 공주의 결혼 소동으로 그런 '방패'가 사라지면서 이들 일가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왕세자 시절 나루히토 덴노(좌)와 아이코 공주의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반면 아이코 공주의 성적은 늘 최상위권이었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 전국 상위 1%의 성적이 공개된데다, 고3이 된 현재 성적은 도쿄대학 입학 안정권인 상위 0.1%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자 아픈 와중에도 딸 교육을 제대로 해낸 마사코 왕비에 대한 여론도 호전됐다. 

게다가 왕세자 일가는 비난을 온몸으로 맞아야했던 시절에도 겸손하고 인품이 좋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후손을 낳는다는 의무와 공무 문제때문에 비판을 받은 것이지, 개개인의 인격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따라서 후미히토 일가에 실망한 일본 국민들은 다시 왕세자 일가에 기대를 걸게 됐다. 동시에 특권의식만 높은 차남가에 왕위를 줘선 안된다는 인식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여성 덴노 논의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후미히토의 지위인 황사는 왕세자에 준한다고는 하지만 전례가 없는 불안정한 지위다. 반면 여성 덴노는 역사상 10명이나 존재했다. 후미히토의 즉위보다 아이코 공주의 즉위가 더 현실성있다는 뜻이다. 전례에 없던 덴노의 생전 퇴위가 가능해진 지금엔 더더욱 그렇다. 

◆ 여론을 역전시킨 왕세자 일가, 왕실은 바뀔 것인가

일본 왕실에서 덴노는 곧 법이다. 아키히토 상왕의 생전 퇴위가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나루히토 덴노의 즉위 이후 일본 왕실에선 개혁이 진행될거란 전망이 대세다. 나루히토 덴노는 일본 왕실에서 진보적 스탠스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기간 왕세자 일가를 노골적으로 천대했던 궁내청이 개혁 대상에 오르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현재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루히토 일가를 지지한다는 점도 그의 개혁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한때 이들 일가는 궁내청과 극우의 헐뜯기로 고생했지만, 왕위 확정 뒤로는 마사코 왕비의 공무량도 늘어나면서 호감을 얻고 있다. 

기세등등했던 차남가의 몰락과 왕세자의 즉위, 예고된 개혁. 일본 왕실은 나루히토 덴노의 즉위 행사가 마치는 올해 가을부터 왕위 후계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은 압도적으로 아이코 공주의 '왕세녀' 즉위를 바라고 있다. 일본에는 근대 이후 첫 여왕이 탄생할 것인가, 모두의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kebjun@newspi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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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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