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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무역합의, 버티는 中·물러선 美에 '반쪽짜리' 결론…어떤 내용 담을까

기사입력 : 2019년05월03일 10:32

최종수정 : 2019년05월03일 10:33

미국, 중국 산업 보조금 및 사이버 해킹 문제서 ‘양보’ 전망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오랜 기간 이어진 미국과 중국 간 마라톤 무역 협상이 결승점까지 한 주를 남겨둔 가운데, 끝까지 버티는 중국에 밀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협상팀과 접촉한 마이론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국제 담당 부대표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정부 보조금과 사이버 해킹 등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했던 중요 이슈들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론이 나올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아 미국인들의 이익을 수호하겠다며 큰소리쳤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던 미국인들의 불만도 덩달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합의안’ 어떤 내용 담을까

NYT는 다음 주 무역 합의안에서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자동차, 은행, 보험, 증권 관련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 통화 관리 투명성 제고, 대두와 천연가스 등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을 약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말끔히 씻어내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브릴리언트 부대표는 합의 조항에 중국이 미국에 자국 보조금에 관한 내용을 공개한다는 내용이 서면으로는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및 세제 혜택 이슈는 이번 주 고위급 회담에서도 쟁점으로 지목된 부분이었다.

WP와 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 일부를 축소할 의지는 시사했지만 지방 정부가 제공하는 전반적인 보조금 삭감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브릴리언트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진전을 만들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보조금 지원을 축소하거나 완전히 제거한다는 약속을 얻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공회의소의 제러미 워터맨 전무이사는 “(보조금이) 어려운 이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는 (해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 '핵심 쟁점' 빠지거나 축소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2500억달러 이상의 대중 관세를 부과하게 된 결정적 이슈인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이버해킹 지원 문제도 이번 무역 합의안에서는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브릴리언트는 사이버해킹이 국가 안보와 관련이 있는 만큼 “중국 협상단이 이 문제를 별도의 포럼을 통해 다루려 한다”면서 아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과가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신속한 무역 합의 도출을 위해 사이버 해킹 등에 관한 핵심 요구 사항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미국 IT 업계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중국이 한 발 물러나길 바라고 있지만, 이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브릴리언트 부대표는 미 기업들이 현지에서 라이선스를 갖고 온전한 운영 통제와 함께 양국 국경 간 자유로운 데이터 흐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상공회의소가 향후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번 합의안은 미국 제약업계에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WP는 미국 제약사들이 개발하는 바이오의약품(생체에서 유래한 의약품)에 대해 중국에서 8년간 당국 승인용 데이터 보호를 보장하는 중국 측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 보호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한 북미무역협정과 12년으로 설정한 미국 국내법에 비해 낮은 보장 수준에 합의하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단한(epic)”, 또 “기념비적인 수준의(monumental)” 합의가 임박했다고 강조한 뒤부터 미국이 요구 사항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왼쪽)과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막판 포커스는

양국 무역 합의 최종 마무리를 위해 류허 중국 부총리는 다음 주 수요일 100여명이 넘는 대규모 협상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양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해 금융시장이 일시 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WP는 중국 당국자들의 입장을 보여주는 매체라고 신뢰하기는 어렵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베이징에서의 협상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고, 브릴리언트 부대표도 협상이 교착이었다면 중국 협상팀이 다음 주 워싱턴 방문을 거절했을 것이라면서 일단은 협상은 ‘순항’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다음 주 협상 타결까지 남은 쟁점은 ‘(합의안) 이행 메커니즘’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해제 여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레버리지로 활용하기 위해 일부 관세는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전면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브릴리언트 부대표는 중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규제와 바이오의약품 보호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어떻게 이행하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관세를 언제, 어떻게 해제할지 등을 두고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 내용대로 최종 합의안이 미국의 원래 목표에 못 미치는 ‘반쪽 짜리’ 내용을 담을 경우 미국 내에서 비난이 고조될 전망이다. 또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미 재계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관세 해제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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