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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국인 Talk!]④ 한국에 친환경 플라스틱 보급하는 중국 청년, 이콘社 쑨성 대표

기사입력 : 2019년05월08일 09:37

최종수정 : 2019년05월08일 09:39

[서울=뉴스핌] 주옥함 기자, 정리 이미래 기자 = 한국의 오랜 이웃인 중국. 한·중 수교 이후 적지 않은 중국인이 연예계 스타, 유학생, 사업가, 직장인 등의 신분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양국이 사드 갈등을 넘어 새로운 우호 협력관계를 지향해 가고 있는 시점에 뉴스핌·월간ANDA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중국인들을 현장에서 만나 ‘한국의 중국인 Talk’ 기획 시리즈로 소개한다.

뉴스핌·월간ANDA는 ‘한국의 중국인 Talk’ 기획 인터뷰 시리즈 네 번째 손님으로 한국 정부의 환경보호 정책에 발맞춰 중국 바이오 생분해성 플라스틱 상품을 진출시킨 이콘(Ecorn) 주식회사의 쑨성(孫生) 대표를 모셨다.

이콘(Ecorn) 주식회사의 쑨성(孫生) 대표 [사진=이콘]

창업은 많은 젊은이의 꿈이다. 그러나 창업은 절대 순탄하지 않다. 굉장히 천천히 진행되며 수많은 어려움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 한 중국인 청년이 있다. 주한국 중국인 유학생 학생회장 출신으로 다양한 대형 행사를 기획하며 사회 경험을 쌓은 그는 졸업 후 창업에 적극 나섰고, 마침내 자신의 회사를 창립했다. 한국 정부의 환경보호 정책에 발맞춰 중국 바이오 생분해성 플라스틱 상품을 들여온 그는 바로 이콘의 쑨성 대표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콘 사무실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쑨 대표는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 직전 한국 기업 담당자와 회의를 마친 그였지만 지치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쑨 대표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黑龍江) 출신이다. 중국-러시아 무역에 종사하는 부모덕에 어려서부터 러시아어를 배웠다. 하얼빈대학 조선어과에 입학한 그는 동신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한국 유학길에 올랐고, 대학교 졸업 후에는 전액 장학생으로 연세대학교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한국에 온 이유를 묻자 그는 웃으며 무역에 종사한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답했다. “어릴 적부터 해외 생활을 꿈꿨습니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학습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고, 대학교 전공이 조선어인 덕분에 자연스럽게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2016년 전세계 화교 창업인 대회'에서 수상한 쑨성 대표 [사진=이콘]

연세대학교 재학 당시 쑨 대표는 많은 시간을 사회 활동에 투자했다. 교내 행사로 ‘중국의 날’을 만들고, 간행물을 발간한 건 물론 중국 유학생 학생회장으로써 각종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풍부한 경험이 졸업 후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쑨 대표는 자신을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부터 학급 반장 혹은 전교 임원을 맡아 다양한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이러한 조직생활이 대인관계와 리더십 등을 키워줬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다른 중국인 유학생과 동일하게 ‘돌아가느냐’ 혹은 ‘남느냐’ 갈림길에 섰고, 심사숙고 후 한국에 남아 창업하는 편을 선택했다. 쑨 대표는 “이콘이 나의 첫 번째 창업 회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2010년 정보통기술(IT)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 지인과 함께 중국에 회사를 차렸습니다. 하지만 의견 대립으로 사업은 결국 좌초됐습니다”

첫 사업에서 실패를 맛봤지만 실망할 쑨 대표가 아니었다. “창업은 상상하는 것 같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때문에 실패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그는 밝혔다. “처음 창업을 하는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이 차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통찰력이 부족한 그는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게 되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실패했으면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모든 실패가 곧 좋은 교훈이기 때문이지요”

쑨 대표는 창업에는 시기상의 적절함과 지리상의 이로움, 그리고 사람들과의 화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실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쑨성 이콘 대표 [사진=이콘]

첫 사업 실패의 단련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쑨성 대표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붙잡게 된다. ‘환경보호’가 전 세계 각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정부 역시 2018년 하반기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커피숍을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컵 빨대)을 금지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대형 슈퍼마켓의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한 것. 이러한 정책은 쑨 대표에게 큰 영감을 줬다. 그는 국가 지원을 받는 기업들과 협력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전문기업 이콘을 설립, 관련 제품들을 한국 시장에 들여왔다.

“이콘이 생산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모두 수확한 지 1년 이내 옥수수에서 추출한 성분인 PLA(Poly Lactic Acid)로 만듭니다. 땅 속에 매립하면 최장 90일이내 100%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중국 국내외 다수 인증기관의 검증을 통과했습니다”

환경부 법안에 따라 금지 원료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 않은 PLA가 플라스틱 대체재로 주목 받자 이를 공략한 것이다. PLA 원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과 중국뿐으로, 원료와 상품 제조(대량제조) 그리고 판매까지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이콘은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3년 동안 한국 내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을 조사한 결과, 이분야의 전문 업체가 손꼽아 헤아릴 수 있을 만큼 극소수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거대한 시장 잠재력이 숨겨져 있었던 셈이지요”라고 밝혔다.

인터뷰 중인 이콘 쑨성 대표 [사진=이콘]

현재 이콘은 한국 시장 정착을 위해 롯데 SPC 홈플러스 GS 등 식품 및 유통 기업과 다양한 협상을 펼치고 있다. 협상이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해당 기업들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사용하는 모든 비닐봉투 플라스틱컵 스트로 도시락을 이콘이 납품하게 된다.

현재 이콘은 중국 길림(吉林)성 내 모든 스타벅스 및 대형 백화점에 생분해성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향후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도 전개할 예정이다.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해 환경보호에 대한 소비자의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건 물론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알려, 최종적으로는 이콘 상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쑨 대표는 설명했다.

미래 발전 방향을 묻자 쑨성 대표는 한국 시장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시장이 완전히 열리면 일본 호주 남아프리카 등 국가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일부 생산라인을 제3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소량 생산에 따른 공급 문제 해결은 물론 납품 소요 일자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바이오 생분해성 플라스틱 상품 [사진=이콘]

중소기업 창업자 구직자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내놓은 각종 지원 정책 관련 쑨 대표는 “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선 굉장히 복잡한 자료들을 제출해야 합니다. 외국인으로서 해당 자료들을 준비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또 외국인 비자 정책도 일부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외국인 창업자가 비자 문제로 눈앞의 좋은 기회를 놓치곤 합니다. 한국 경쟁사들과 공평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외국인 창업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한중 창업자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창업자가 꼭 갖춰야 하는 것을 꼽자면 낙관적인 태도입니다. 혼자 고군분투하기 보다 팀원과 함께 협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자신의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되 일시적인 트렌드를 따라서는 안 됩니다. 이것들만 잘 지킨다면 어느 순간 당신에게도 성공이 찾아올 것입니다”

학술 대회에서 강연 중인 쑨성 대표 [사진=이콘]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일상생활을 이야기하던 그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일은 힘들지만 가족이 주는 힘과 사랑이 큽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leem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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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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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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