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새로운 작품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 싶어요. 계속 연기할 수 있단 게 행복해요.”
2001년 단역으로 시작해 어느덧 연기를 시작한지 19년차가 됐다. 그간 숱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려온 배우 김영훈. 이번에는 tvN ‘자백’을 통해 선 굵은 악역 박시강을 선보여 대중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사진=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했어요.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작품은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는데, 그게 드라마에 잘 묻어난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연기자 선배들도 중심을 잘 잡아주셨고, 작업 현장도 너무 여유로웠어요. 이런 분위기가 호평을 받는데 큰 도움이 되준 것 같네요.”
이번 작품은 일사부재리, 즉 어떤 사건에 판결이 확정되면 다시 재판을 청구할 수 없는 형사상 원칙에 가려진 진실을 좇는 이들의 이야기다. 김영훈은 주인공 이준호(최도현 역)의 아버지 최광일(최필수 역)이 연루된 사건의 진범이자 국회의원 박시강을 열연했다.
“정말 나쁜 역할이었어요. 제가 봐도 너무했죠. 대사에 욕도 많아서 작가님과 이야기도 많이 했거든요. 감정의 폭이 매우 좁아 지문에는 ‘폭발한다’는 말로 가득했어요. 하하. 사실 악역을 하는 게 즐겁지는 않아요. 악역도 그렇게 된 계기가 있고, 조금 더 인간적인 부분이 있어야 나중에 용서가 되는데, 박시강은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어요. 시청자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불러일으켜도 안됐고요. 촬영하면서 꽤 어려웠어요.”
[사진=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
그동안 연기하면서 숱한 역할을 맡았지만 국회의원은 처음이다. 인물 설정은 자식이 없던 전직 대통령이 애지중지하던 하나뿐인 조카. 시한폭탄 같은 안하무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가 캐릭터를 연구하며 가장 많이 본 것이 바로 뉴스다.
“박시강이 나이는 많지 않지만 권력을 쥐고 있어요. 제가 겪지 않은 삶이고요. 그래서 뉴스를 보면서 많이 분석하고 연구했어요. 극 중 선거 유세하는 장면이 있는데, 다들 손가락 하트를 많이 하더라고요. 대본에 그런 지문은 없었지만 표를 구하러 시장 유세를 갈 때 저도 손가락 하트도 쓰고 그랬어요. 하하. 정치하는 분들의 연설을 많이 찾아봤죠.”
악역이 비록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만큼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 캐릭터 또한 없다. 김영훈 역시 “악역이 어려웠지만 박시강 같은 역할 제안이 들어오면 또 할 것”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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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송 직후 제 SNS에 ‘원래 성격이 그런가요?’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어요. 연기를 잘해서 들은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에도 박시강처럼 악역 제안이 들어오면 할 거예요.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중 필요한 인물이잖아요(웃음). 저도 사람이라 캐릭터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또 하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자백’을 끝마친 김영훈은 이제 차기작 SBS ‘닥터룸’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2001년 브라운관 연기를 시작해 지금까지 쉼 없이 크고 작은 역할로 배우로서 역량을 다졌다. 그럼에도 배우로서 고민은 여전하다.
“아직 제가 뭐가 부족한지 알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보완하려는데 어렵네요. 연기를 전공했지만, 정답이 없으니까요. 차라리 정답이 있으면 그걸 향해 달려갈 텐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더 어렵게 느껴져요. 앞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이미지가 너무 많아요(웃음). 앞으로 다른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