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지난 23~26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 진영이 승자로 부상한 모양새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 의석수를 크게 늘린 친환경 성향 녹색당 진영인 '녹색·자유동맹(Greens/EFA)' 그룹은 친 EU 세력간의 연정 구성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유권자들이 유럽의회를 지배해왔던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그룹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D)' 그룹에서 빠져나온 탓에 이 둘의 과반 체제는 무너졌지만 유럽의회 선거가 극우 포퓰리스트 진영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신, 녹색·자유동맹이 최대 승자로 부상, 향후 EU의 정책 프로그램에서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27일 오전 4시(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현재 유럽의회의 정치그룹별 예상 의석수에 따르면 녹색·자유동맹 그룹의 의석수는 전체 의석 751석 가운데 70석(9.3%)를 차지, 이전 52석(7%)보다 18석 늘어나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EPP과 S&D은 각각 1,2위가 예상됐지만, 의석은 각각 217석, 186석에서 179석, 150석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중도성향의 자유민주당(ALDE) 그룹은 68석에서 107석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극우 세력에 맞서 친EU 세력 간 연합 구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녹색·자유동맹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반을 상실한 EPP와 S&D가 다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녹색·자유동맹 측에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PP와 S&D가 ALDE와 손을 잡으면 과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예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결과를 장담하지는 못한다. ALDE가 친EU 성향을 띠고 있더라도 연정 참여는 확실치 않다.
녹색·자유동맹은 연정 참여 대가로 향후 정책 결정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폭 반영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 조치에 대한 서면 약속 등을 연정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해 산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무역 정책에 대한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의 녹색당 진영의 공동 대표이자 벨기에 의원인 필리페 람베르트는 연정 지지에 대한 보상으로 가시적이고, 검증가능한 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극우 세력인 '유럽 민족·자유(ENF)' 그룹의 예상 의석수는 58석이다. 현재 의석 36석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이 손을 잡은 진영이다. 전통적인 반(反)EU 그룹 '유럽보수개혁(ECR)' 그룹과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 그룹은 각각 58석, 56석이 예상됐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화면에 보여지고 있다. 2019.05.2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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