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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보도 명예훼손’ 정봉주 “확인없이 보도” vs 증인 “피해자 진술 중요”

기사입력 : 2019년05월27일 16:18

최종수정 : 2019년05월27일 16:18

27일 정봉주 전 의원 1차 공판
정봉주 “취재기자,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없이 보도”
첫 보도 서모 기자 “성추행 행위 여부가 중요”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59)에 대한 첫 재판에서 정 전 의원의 성추행 행위 여부를 놓고 변호인과 증인 사이에서 공방이 펼쳐졌다.

검찰은 증인에 대해 ‘미투 보도의 핵심’이라며 힘을 보탠 반면, 정 전 의원을 향해선 ‘명백한 허위 사실 공표로 인한 명예훼손’이라고 힘을 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0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의원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의 친구이자, 피해자 제보를 통해 최초 보도를 했던 프레시안 서모 기자가 증인으로 나섰다.

정봉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BBK 관련 의혹 제기로 기소됐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정 전 의원 측은 “본 사건의 핵심은 정 전 의원에게 구체적인 성추행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라며 “하지만 증인은 피해자로부터 키스하려고 했다는 진술 외에는 입술을 들이밀었다던가 입술이 스쳤다 등 정 전 의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추행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 기자는 “성폭행·성추행 사건의 경우 당시 상황을 얘기해줄 수 있는 건 피해자 당사자뿐”이라며 “구체적 행위를 묻기보다는 성추행 행위 자체가 있었다는 걸 듣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받아쳤다.

이어 “성추행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여부가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호소해도 보도를 못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검찰은 “당시는 미투 폭로가 문화예술계를 넘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증인은 그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의 비위 사실에 대해 고백할 기회를 놓칠 수 있기에 이를 알리는 것이 미투 보도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증인이 몇 차례에 걸쳐 반론 기회를 줬지만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2018년 3월12일 대국민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해당 언론사와 기자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며 “이로 인해 증인 측은 비방을 넘어 협박성 글 등으로 피해를 봤고 이는 명백히 허위 사실을 공표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프레시안은 지난해 3월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23일 기자 지망생 A 씨를 서울 여의도 소재 호텔 카페에서 성추행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를 호텔에서 만난 사실도, 추행한 사실도 없다”며 “해당 기사는 나를 낙선시키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이후 당일 해당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내역이 나오자 자신의 해명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정 전 의원이 프레시안 보도가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처럼 발언해 기자와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불구속기소했다. 프레시안 등을 고소한 사안과 관련해서는 무고 혐의도 적용했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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